9월 28일 진행한 이야기책빵 북클럽 후기입니다. 네 분이 3주 동안 읽고 후기를 쓰면서 완독을 모두 하셨어요. 오프모임에는 두 분이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하셔서 아쉬웠습니다. 네 분에게 완독상을 드렸어요. 덤으로 저도 스스로 주고받았어요. 완독은 항상 뿌듯합니다. 셋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들을 나눴습니다.
정아님이 고른 3 문장입니다.
'나'로 태어나 내가 되는 일이 지금처럼 어렵지 않기를
- 필로소피 료 5P -
삶이 나를 알아가는 과정, 나를 발견하는 과정인데 어려운 게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헤르만 헤세도 '데미안' 첫 페이지 내용과도 비슷합니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 보려고 했다. 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 민음사 데미안 9p -
그림책 강아지똥에서 강아지똥처럼 누구나 다 쓸모 있는 존재인데 생각만 많았다고 하셨어요. 나를 찾는 길은 가장 어려운 일이며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성장, 성숙하면서 찾아가는 게 아닐까 합니다.
진짜 나로 살 수 있는 용기를 논하게 되는 것이 아이러니해서 '왜 우리는 이렇게나 진짜의 나로 가는 길에 용기까지 필요하게 된 걸까?'스스로에게 질문해 봅니다.
- 필로소피 료 7P -
나로 살면 되는데 굳이 용기까지 필요한 건 왜일까요?
남을 의식해서 그렇죠. 내가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남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에, 책임감 때문에, 가족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망설이게 되죠.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부터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반복적인 패턴으로 누적되는 스트레스 양이 생각보다 상당하며, 때론 의도하지 않은 재미있는 경험의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필로소피 료 54P -
결정 장애, 고민이 많으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스트레스 쌓이고 고민하는 사이에 재미있는 경험을 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어요. 사실 기회비용으로 따지면 너무 아까운 시간이죠. 고민할 시간에 일단을 하자라고 마음먹었다고 해요. 특히 산책, 운동은 문 박차고 나가기까지가 가장 어렵대요~^^ 저도 그래요.
다음은 영주님의 3 문장입니다.
늘 본업을 잊지 말고, 자신에게 이것저것 자주 물어주세요. 솔직한 대답도 잘 들어주고요. 멀리 있던 다른 사람 말고 제일 가까운 나부터 아껴줘요.
- 182p -
가장 아껴줘야 할 사람은 나인데도 자주 잊곤 합니다. 나를 알아야 잘 아껴줄 텐데 알기부터 쉽지 않으니 아껴주기가 쉽지 않아요. 자신을 알기부터 시작해야겠죠. 자신을 아는 도구로서 영주님은 그림, 러닝, 산책, 독서라고 하셨어요. 저도 비슷합니다. 러닝, 독서, 글쓰기, 산책, 그림, 필사가 저를 아는 여러 가지 도구입니다.
뚜렷하지 않은 매일이라 해도 실망하지 말고, 그래도 무엇이든 성실히 해내, 차분히 선명해지게 될 나를 믿는 시간, 짧게라도 매일 꼭 가져요. 꼭 그렇게 믿어줘요.
- 225p -
매일매일 조금씩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일은 오래가기가 힘듭니다. 자신을 믿지 않고,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으면 버티기가,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을 믿는 힘이야말로 무언가 하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나를 믿는 시간을 가져야만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물리적으로 끊임없이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는 '온전한 나'인지를, 재차 치밀하게 확인하는 매일들.
온전한 나, 나답게 사는 것을 항상 고민합니다. 무엇이 나답게 사는 것인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자주 해야만 나오는 답입니다. 때론 경험을 하면서 나다운 것을 찾기도 합니다. 그만큼 애정을 쏟아야만 가능한 일이 나를 알아가고, 나다운 삶을 찾는 방법이죠.
제가 선정한 3 문장입니다.
책 한 권에서 인상적인 3 문장 고르기도 어렵습니다. 가장 자신이 중요한 것을 고르기에 더 심사숙고하게 되거든요. 많은 밑줄을 그은 문장 중 3 문장을 고르고 나머지를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여기에서도 필요합니다.
괜스레 일상을 낯설게 대하는 이유는 매일을 여행하듯 보내는 나만의 방식이다.
- 147p -
매일 대하는 일상을 낯설게 보려면 낯선 시선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일부러 의식하지 않으면 습관적으로로 매일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일 하루를 선물처럼 생각하는 삶, 매일 새로운 날들, 매일 새로운 사람들, 매일 다른 하루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요? 감사가 다르고 감탄하는 능력이 다르지 않을까요? 그러면 하루도 달라지겠지요.
빵이든, 요리이든, 에코백이든, 티셔츠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스타일링이든, 공간이든, 그저 무엇이든 나를 표현하고 나로 표현되는 나만의 언어들.
- 241p -
나를 표현하는 일이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이 결정하고, 행동하고, 책임까지 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나를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생각, 자신의 일,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를 차츰차츰 찾게 되는 과정이 생기는 거죠. 자존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그중에서 잘하는 일을 발견할 거고요. 그 일이 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수도 있어요.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 작가를 만나 그림책을 구상하고 그림책을 출간하게 되는 기회가 되는 것처럼요. 기회가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두서없는 매일이라도, 가만히 혼자 바라보는 시간을 꼭 가져요. 다른 이름 말고, 혼자 불러보는 온전한 내 이름이 되는 시간 말이에요.
- 283p -
언제 자신의 이름을 부르시나요?
혼자 부르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최근 장거리 러닝 하면서 스스로에게 이름을 부르며 힘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00아, 페이스 유지 허벅지야 무릎이 아프니 무릎에게 힘을 나눠줘 팔 근육아, 평상시 운동한 거 발목에다 나눠줘 또는 게으름이 몰려올 때도 말합니다. 00아, 이렇게 해서 되겠어, 얼른 해야지. 시작이 어렵지, 하면 금방 몰입할 수 있어, 어서 하자. 잘했어, 그럴 줄 알았어.
내가 나의 스승이고, 코치이고, 멘토이고, 친구이고, 짝꿍이죠. 스승처럼 모시고, 친구처럼 다독이고, 코치처럼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멘토처럼 이끌어줘야겠어요. 필로소피 료 책에서는 그림도 아주 많은데요, 각자 그림 하나씩 선정해서 소개했어요.
영주님은 위 그림을 선택했고요. 평상시에도 주변에 있는 그림을 잘 그리곤 하는 영주님입니다. 료하고 닮았죠. 오른쪽 페이지가 공란인데 거기에다가 그림을 그리셨더라고요.
정아님이 고른 사진입니다. 저도 이 사진에 한참 머물렀는데요. 나이 들어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신대요. 손이 삶의 흔적과 같다는 생각이 드는 사진입니다.
저는 이 그림을 골랐는데요. 아주 단순하고 아이처럼 그 그렸어요. 특징만 잡아서 그린 그림이라서 눈에 띄었거든요.
마지막 소감으로 영주님은 몇 년 전 그림에 대한 고민을 하던 모습이 생각나는 책이었대요. 지금은 디지털 드로잉 강사로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모습들이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하기도 하고 배울 점도 있는 료 작가입니다. 정아님은 자신을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대요.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준 책이기도 하답니다.
저는 일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선, 나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자신만의 철학이 있기에 방황하더라도 길을 잘 찾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료 작가는 스스로 불안하다는 표현을 했는데요. 제가 보기엔 내적으로 아주 단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학이 있기 때문이죠.
9월 이야기책빵에 동행해 주신 영주님, 정아님, 은아님, 재희 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독서후기를 모두 쓰셔서 동반성장한 느낌이라서 아주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