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 북클럽 5회째 강사는 '떨림과 울림'의 저자이신 김상욱 교수님입니다. 과학에세이라고 해도 '과학'글자만 붙어도 어렵지 않을까 손이 쉽게 가지 않지만 조찬 북클럽 도서이니만큼 다 읽고 가야겠지요. 읽다가 덮고 '김상욱의 과학공부'라는 책을 사서 읽었는데 흥미로웠어요. 결국은 이 책으로 10월 이야기책빵 북클럽까지 진행하게 되었고 어려웠지만 재밌었다는 부분, 철학까지 연결되는 부분들을 회원들이 좋아하셨어요. 저도 그렇고요.
울림과 떨림도 다시 읽게 되었고 두 책을 서로 보완하면서 읽으면 도움이 되었어요. 반복되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부분이 추가되기도 해서 같이 읽으면 더없이 좋은 두 책입니다. 거기다가 최신 천문학자 심채경님과 물리학자 김상욱님의 편지글로 이뤄진 '과학산문'도 사서 읽고 있어요. 3권을 읽으니 이제야 기초적인 부분이 쬐금 이해가 갑니다.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조찬 북클럽에서 여러 가지 내용을 소개해 주셨지만 인상적인 부분 3가지만 전달하도록 할게요. 책을 다 읽고 가서인지 어려운 부분을 보완 설명하는 느낌이라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어요.
인상 깊은 문장 1
우주의 관점에서는 생명이 이상한 것이다.
- 김상욱 교수 -
어라, 생명이 이상한 거라고? 모든 사물은 죽어 있고 지구도, 우주도, 태양도 물리에서는 죽어 있는 게 자연스럽다고 하더군요. 기존에 알고 있는 내용과 다른 부분이라 어! 하면서 들었어요. 모든 게 유한하다면, 끝이 없다면, 무한정하다면 가치가 없어지겠죠. 금도, 돈도, 인간의 수명도 한정적이라 가치가 있습니다. 과학에서는 죽음이 아주 당연하고 특별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 죽음으로 인해서 세상이 진화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겠죠.
오히려 과학자들에게는 죽음보다 삶이 무엇이냐가 더 궁금하대요. 산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을 거부하는 상태라서 어려운 거라고요. 그러니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게 당연하겠죠. 엔트로피도 생각나네요. 무질서로 가는 게 엔트로피, 무질서의 흐름인데 인간은 거꾸로 엔트로피를 거슬러 갑니다. 정리하고 간결하게 압축하고 뭔가 조직화하려고 하니까요. 그 힘든 게 자연을 거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러니 삶은 위태롭고 불안하는 게 당연한 겁니다. 철학에서 삶을 보지 않고, 과학에서 삶을 거꾸로 바라보니 흥미롭습니다. 이리 가나, 저리 가나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런 과학과 철학의 원리를 알고 나면 덜 자책할 것 같아요. 내가 왜 자꾸 불안한지, 다른 사람은 괜찮은데 괜히 나만 힘든 것 같고, 불안한 것 같고, 위태롭다고 생각하죠.
나만 불안한 게 아닙니다. 누구나 불안하다는 거, 자연의 원리를 거슬러 사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고 도전이고 기적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인상 깊은 문장 2
유클리드 '기하학 원론'은 '정의'를 먼저 하고'공리(명제를 참으로 정의한 것)로 표현한다.
유클리드 기하학
새롭게 알게 된 내용입니다. 2300년 전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가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5개 공리를 무조건 옳다는 것을 밝혔다고 합니다. 수학의 논리적 증명을 시작한 것입니다. '공리'라는 말도 저는 처음 들었어요. '공리'는 명제를 참으로 정의한 것이라고 해요 (예를 들면 '전체는 부분보다 크다'처럼 모두가 인정하는 명제죠. ). 5개의 공리를 하나하나 밝힌 책이 유클리드 기하학 원론이에요.
5개의 공리도 알려드릴게요.
1. 어떤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선분을 그릴 수 있다.
2. 임의의 선분을 선을 따라 다른 선분으로 연장할 수 있다.
3. 어떤 한 점을 중심으로 하고 이에 대한 거리(반지름)로 하나의 원을 그릴 수 있다.
4.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5. 두 직선이 한 직선과 만날 때 같은 쪽에 있는 두 내각의 합이 두 직각(180도) 보다 작으면 이 두 직선을 연장할 때 두 직각보다 작은 내각을 이루는 쪽에서 반드시 만나다.
이 덕분에 피타고라스의 정리, 원주율 등으로 발전했고 논리적 사고의 틀을 세웠다는 의미가 아주 큰 기하학 원론이었어요. 유클리드 기하학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데카르트가 유클리드의 책을 보고 틀리지 않게 글을 쓰는 방법을 알고 쓴 책이 '방법서설'이라는 거예요. 어떤 책인지 읽고 싶고 궁금해지네요. 이해가 가능할까나... 데카르트는 철학자인데 수학적 방법으로 글을 썼고 좌표계를 남깁니다.
x, y, z 좌표로 선, 공간을 설명함으로써 우주 설명이 가능해진 아주 중요한 좌표계입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수식으로 우주를 표현하는 게 가능해진 거예요.
x 벡터 t : 시간에 따라 바뀌는 위치, 뉴턴의 제1 법칙
이 수식이 기억나시나요? 수식을 말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수식은 자연현상에 대한 초압축된 비유군요. “엑스 벡터 티”라고 읽으며 시간 t에 따른 위치 벡터입니다. 읽을 줄도 몰랐답니다. 배웠던 적은 있지만 기억은 없는 상태ㅠㅠ 우주의 법칙을 이 수식 하나로 표현할 수 있답니다.
뉴턴의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입니다.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운동이다" 마찰력이 없는 우주에서는 계속 움직이고 마찰력이 있는 빙판에서는 가다가 멈추겠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지해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는데 갈릴레오 이후에는 움직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주에서 우주복을 입고 있으면 계속 움직이는 모습을 보셨을 거예요.
뉴턴의 제2법칙인 힘의 법칙은 F(힘)=m(질량)(가속도) a로 표현합니다. 힘이 작용하면 그 힘의 크기와 방향에 비례하는 가속도가 생기는 법칙입니다.
위의 식은 F(힘)=m(질량)(가속도) a와 같은 수식이고 물체가 얼마가 빠르게 속도를 바꾸는지는 구하는 식이라고 해요. 힘이 물체의 질량과 가속도의 제곱인데 우주의 법칙을 미분으로 설명이 가능한 식입니다.
위치를 알고 싶으면 2번 적분해야 한다고 합니다. 위치를 알고 싶어도 적분을 못해서.. 그만큼 우주의 언어는 수학이고, 미적분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게 저에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고1 아들이 곧 미적분을 배울 텐데 왜 배워야 하는지 필요성을 알면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이 수식으로 사과가 떨어지는 것도, 별이 궤도를 도는 것도, 자동차가 출발할 때 흔들리는 것도 구할 수 있습니다.
위 식은 낙하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으로 사과를 떨어뜨리면 처음에는 천천히 나중에는 빨리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역시 F(힘)=m(질량)(가속도) a에서 출발한 식입니다. 뉴턴의 사과에서 많은 분들이 중력에 의해서 사과가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계실 텐데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달은 지구로 떨어지는데 왜 바닥에 닿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라고 해요. 달은 떨어지고 있지만 궤도 운동 때문에 옆으로 계속 도는 거죠. 제가 궁금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초적인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서 저는 아주 흥미로웠어요.
예전에 일본의 수학자를 다룬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 왜 수식을 사랑하는지 아주 조금 이해가 갑니다. 수식에서 문장을 만들 수 있고 삶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수식을 사랑할 수밖에 없죠. 수식 너머를 볼 수 있는 강의여서 스스로 감동적이고 뭉클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거시적 개념인 우주를 보고, 미시적 개념인 원자를 본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을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인상 깊은 문장 3
인간은 자신이 만든 상상의 체계 속에서 행복이라는 상상을 누리며 의미 없는 우주를 행복하게 산다.
- 김상욱 교수 -
과학에는 의미가 없고 팩트만 있습니다. 거기에 삶의 의미를 더하는 신화, 의미, 상징은 인간이 부여하는 것이죠. 행복, 사랑, 정의라는 개념도 과학에는 없습니다. 인간이 공동체라는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인간이 만든 개념, 상상이니까요. 이 의미 없는 우주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하고, 자연을 거스르며 삶을 이어나가는 인간이 위대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의 중 '양자역학'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으셔서 제가 질문을 했어요. 양자역학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 양자역학은 이런 것이다 간단하게 2분 안에 설명을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 무리한 질문을 했답니다. '김상욱의 과학 공부'와 '떨림과 울림' 책에서도 계속 양자역학이 나오고 이해가 어려웠어요. 그러면서도 산업 부문에서는 양자역학이 떠오르고 있어서 궁금했거든요.
마침 지영 님이 사진을 찍어주셔서 사진을 올리게 되었네요. 감사드려요. 김상욱 교수님의 답변입니다.
F=ma가 통하지 않는 것이 양자역학, 대체하는 새로운 물리법 필요하다는 것이고요. 물리학에서는 작은 영역은 양자 역학, 큰 것은 상대성이론인데, 현재 물리학은 분리되어 설명하는 상태라고 합니다. 양자역학이 어려운 이유가 인간들의 경험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내가 본 것이 본 것이 아니다. 색즉시공, 텅 빈 공간이 텅 빈 공간이 아니다. 입자가 여러 곳에 공존하는 것 ' 등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동양적 사상이 이해하기에 쉬울 수 있는 것은 음양의 조화, 모순적인 개념에 대한 너그러움이 있는데 서양에서는 참, 거짓이 동시에 가질 수 없는 사상인데 양자역학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미지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어렵다고 느껴지는 과학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이라도 이해하고 되었고 강의로 인해서 더 강한 삶과의 연결을 배우게 되었어요. 세상을 보는 눈, 삶을 보는 눈, 사람을 보는 눈이 조금 더 업그레이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독서는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 김민들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