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물

낯선 감정 그리고 봄편지

by 그사이


그녀가 운다.

오랜 세월 동안 한 번도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그녀가 운다.

마음이 아파와 나도 모르게 그녀의 등을 쓸어준다.

돌아서면 이 손을 후회하겠지.

'아, 이 손모가지를..'

그러나 손을 거둬들일 수가 없다.

그녀의 눈물이 순수하고 영롱하다. 고 생각한다.

금방 눈에서 짜디짠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아 꾹 참는다.

'울기만 해 봐라.'

분명히 후회할 테니.


평생 나는 둥글고, 그녀는 모가 났다고 생각했지.

어쩌면 난 모나고, 그녀가 둥글었을지도 모르지.

누가 둥글고 누가 모가 나면 어떤가.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살기에 만들어지는 것이 세상인 것을.

때론 감정에 이끌리고 때론 칼처럼 이성적일 수도 있는 것이지.

그 또한 사람이기에.


하필 그 중간에 어정쩡 서있을 것은 무엇인가.

아직도 멀었구나. 너는.




구분선 위에서 글을 마치려고 했습니다. 얼마 전 느낀 낯선 감정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낯선 감정은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었고, 갑자기 편지를 쓰고 싶어 졌어요.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저녁에 쓰고 아침에 부치지 못하는 편지도 있지요. 그러고 보니 안부글과 함께 김춘수 시인의 꽃을 예쁜 색 펜으로 적어 동봉한 친구의 편지가 도착했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 편지는 작은 상자 속에 아직도 보관 중입니다. 편지를 쓴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편지는 왠지 곱디고운 설렘을 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워져요. 발신인이 되는 것도 수신인이 되는 것도요.


‘그녀에게 쓸까?’ 하는 마음을 꼬깃꼬깃 접어 넣었습니다.

이렇듯 최근 여러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욱신욱신 몸도 쑤시고, 열감도 있는데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생일에 사람들에게 꼭꼭 집어 정해주고서 받은 책 중 한 권.

<저항의 멜랑콜리>

어려워 아주 천천히 읽는데 책 마저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어려울 때 왜 어려운 책을 고르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것이 늘 제가 삶을 헤쳐나가는 방식인가 봅니다. 어떤 감정에 같은 감정을 더하여 깊숙이 빠져들고 나면 어느 순간 헤어 나올 길 만 남더군요.

어쩌면 이 독서를 핑계로 마음껏 멜랑콜리한 감정에 빠져들 수 있으니 제대로 위로를 받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살림과 독서. 그사이- 글로 작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너무 어려워서..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느끼지 못하는 건, 엄마의 부재를 생각나게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지요. 이맘때쯤 제가 시름거리는 것도 봄이 온다는 자연 현상 같은 것입니다.

어느새 찬 바람이 훈풍이 되었으니 조만간 동그란 꽃봉오리들이 열리겠지요. 꽃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요.

봄을 기다리는 건 언젠가 찾아올 꽃의 존재를 믿기 때문이겠지요.

감정의 소용돌이를 지나 흐르다 보면 괴로운 바람을 타고서라도 매 해 봄은 오더군요.

저도 봄은 봄이라서 그대로 좋음을 느낍니다. 문득문득.

그냥 쭈그려 있는 게 아니니 참 다행입니다.


안부인사가 늦었지만 여러분의 봄은 어떠신가요?

모두의 봄이 화사하기를 바라며..


2026년 3월.

봄날로 가는 길목에서 그사이 올림.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