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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씨일기 Jan 18. 2024

소주 한 잔에 일렁이는 마음

매일 쓰는 짧은 글: 240118 





한 때는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 이제는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 사람들. 분명 비슷한 시작을 함께 했던 것 같은데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나와는 다르게 다들 먼 곳으로 떠난 것 같다. 각자의 인생이 있는 것처럼 비교란 절대로 공평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닌데 마음이 힘들 때면 습관적으로 타인의 현재를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에만 집중해 스스로를 갉아먹는다. 왜 나는 저렇지 못하지. 왜 나는 이렇지. 자기 학대는 어느새 습관이자 취미가 되어버린다. 내가 더 나아지려는 노력보다 다른 사람들을 끌어내리고 당연히 내 밑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 더럽고 더러운 마음이 소주 한 잔에 일렁이며 내 밖으로 나와버린다. 이럴 때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스스로를 다스려왔던 그 시간들이 다 사라진 것 같아 슬픔을 넘어 허무함까지 느껴진다. 어리석지만 어리석음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에너지가 없는 바닥에 엎드려 누워 울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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