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의 엄마

영원한 짝사랑의 굴레

by 왕씨일기

엄마와 딸이란.

영원히 닿지 않는 짝사랑의 굴레 속에 있으면서도

한없이 멀어지고 싶고 또 한없이 화를 내게 되는

이상하고 다정하고 또 차가운 관계.


사람에게 주어진 일평생의 시간이 길지 않음을 어린 나이에 깨달아 나를 낳아주고 이때까지 보듬어준 존재에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한 번씩 울컥 치미는 화에 속절없이 넘어가 거친 말을 내뱉고 고개를 돌리는 찰나에 바로 죄스럽고 미안함을 품은 시간들.


꽃 같을 나이에 모든 것을 접고 나를 낳고 길러준,

엄마의 일생은 나에게는 빚과 같아 내려 누르는 무게에 허덕이게 되면서도 엄마가 행복하기를, 엄마의 시간이 의미가 없지 않음을 끊임없이 증명해 내기가 많은 순간에 있어 버거웠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힘든

영원한 나의 짝사랑.

더 못해주어 안타까움을 내리사랑에만 존재하는 게 아님을 원하지 않아도 끝없이 확인받아야 했다.


가끔은 제멋대로에 이기적인 엄마에게 울컥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뜨겁게 삼키려다가도 매 출근길에 내가 편하게 착용하고 나갈 수 있게,

안 좋은 냄새가 조금이라도 빠져, 조금이라도 내가 편하게 숨 쉴 수 있게 새 마스크의 포장지를 뜯어 마스크를 양쪽으로 한 껏 벌려 놓아 환기를 시켜놓아 두는 것을 보면 나는 또다시 한껏 작아진다.


나의 속좁고 이기적인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어서.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 하여도 내가 받은 사랑에는 발끝도 미치지 못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