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첫 도전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한다.
그 의미가 피부로 와닿은 순간들이 아들 녀석이 5살 무렵이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아들 행동에 아내의 어릴 적 모습이 담겨 있었고, 아내가 이해할 수 없는 아들 행동에 내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아들의 그런 행동을 볼 때 면 우리 부부는 깜짝 깜짝 놀라곤 했다.
우리 부부가 갖고 있는 행동 중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서 주저하고, 망설이며, 주변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고 싶은 것을 과감히 하고 그에 대한 결과로 다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은 것을 알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나는 지금도 조금은 낯을 가리고, 부딪쳐야 할 일과 피해야 할 일을 구분하는 편이다. 살아가는 데 참 불편한 습성이다.
5살 아들의 행동, 말 한마디가 사랑스럽고, 귀엽고 우리 부부에게 행복을 주는 순간순간이었다.
아들의 말과 행동에 취해 있을 때 아들의 모습에서 스치는 나와 아내의 모습을 보며, 저 녀석이 성장할 때 저런 모습이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망설이는 것, 그것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임을 알면서도 처음이라는 것과 주변 사람을 의식하여 고민하는 그러한 모습을 아들이 갖지 않길 바랐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마트에 간다. 마트는 가족 주말 나들이 장소이며, 외식 공간이며, 함께 오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 중에 하나이다. 5살 아들과 함께 마트에 가는 것은 작은 즐거움이다. 우리 가족은 마트에 가면 각자가 쇼핑을 한다. 가족을 위한 장보기 쇼핑을 마치면, 각자가 원하는 것을 구매하기 위해 움직인다. 물론 원한다고 모두 구매할 수는 없지만, 쇼핑이라는 것이 정보와 경험과 필요를 측정하는 시간이기에 나름 의미가 있다.
그날도 장보기 쇼핑을 마친 후 점심을 위해 푸드코트로 이동하였다.
아들은 햄버거와 주스를 원했다. 나는 순간 아들에게 직접 구매하는 과정을 처음 경험을 갖게 하고 싶었다. 아들에게 현금을 주고 먹고 싶은 햄버가와 주스를 직접 구매하라고 하였다. 현금을 받아 든 아들은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아내 얼굴을 보면서 같이 가 주길 바라는 눈 빛을 강하게 보냈다. 아내도 웃으며, 아들에게 "네가 원하는 것을 맘대로 살 수 있으니, 직접 해 보라"라고 용기를 주었다.
패스트푸드 가게와 우리가 앉아 있는 테이블 사이는 약 3~4m, 아들은 한발 한발 움직일 때마다 우리 부부를 보면서 패스트푸드 가게 앞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아내에게 되돌아오기를 몇 번...
아내와 내가 아들에게 해준 말은 "아들 넌 할 수 있어, 엄마 아빠가 너 뒤에서 지켜보고 있잖아! 네가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사면된단다!" 아들은 어려운 발걸음을 옮기며 드디어 카운터 앞에 도달했다. 아들과 우리 부부의 모습을 지켜보던 패스트푸드 직원은 웃으며, 아들에게 "주무하겠어요? 손님"이라고 말을 건네주었다. 아들은 손가락을 가리키며 햄버거와 주스를 선택했다. 그리고 돈을 직원께 건네면서 우리에게 얼굴을 돌리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아들에게 엄지 척하며.... 화답했다.
직원은 햄버거와 주스를 아들이 잘 들고 갈 수 있도록 포장해 주었고, 건네받은 아들이 돌아서려 하자 "손님 거스럼 돈 받으셔요"라고 상냥하게 말을 건네며, 거스럼 돈을 주었다. 아들은 한 손에 햄버거와 주스를 포장한 봉지를 한 손에 거스럼 돈을 받아 들고 당당하게 우리에게 걸어왔다. 아직도 그 당시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들이 우리 부부가 있는 테이블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앉아주면서 아들이 아직은 셈을 할 수 없는 나이였지만, 얼마를 받았고, 얼마를 사용했고, 얼마가 남았네...라고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난 아들에게 너 직원 누나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는지 물어보니, 아들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난 얼른 가서 누나에게 인사하고 오라고 했다. 아들은 경험한 덕분인지 조금 전처럼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뛰어가 인사하고 왔다.
우리 부부에게 아들을 키우는 동안 이 순간은 참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의미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한 순간이다.
제목 부분 담은 사진은 아들이 마샬아츠 (Martial Arts)를 하는 사진이다. 위험할 수도 있지만 본인이 원해서 배운 운동이고, 지금도 하고 있다. 마샬아츠 (Martial Arts)를 익힐 때 수 없이 넘어지고, 때론 팔과 다리를 다치고 손과 무릎이 까이곤 했지만 좋아서 하는 거라 아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