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몰입 그리고 책임감
보통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절에는 뚜렷하게 재능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이 될 거라는 꿈 보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이이기도 하다. 뚜렷한 재능이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 오직 공부만을 강요하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선입관을 줄 우려가 있다.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아이가 스스로 재능을 찾거나, 만들어 가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재능이라는 것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찾아가거나, 만들어 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재능이 드러나는 시기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하나의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고,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것은 어른들의 편견이기도 하다.
아들은 6살 때부터 축구를 배우길 원했다.
처음으로 스스로 무엇인가를 배우고자 하는 자기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물론 우리 부부는 아들이 축구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본인이 꼭 원한다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삶에서 운동 하나 정도는 보통 이상을 할 수 있고, 취미가 삶의 기회를 넓혀주는 계기가 됨을 알고 있기에, 아들의 의견을 신중히 받아들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갖고 싶은 것이 아닌 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순간이었다.
6살 어린 나이지만...
아들이 처음으로 자기 의지로 축구를 배우겠다.라는 말에 우리 가족은 회의를 하였다.
왜 축구를 하고 싶은지? 축구 클럽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그리고 지금 시작하면 최소 3년 이상은 다녀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하였다.
우리 부부가 3년이라는 시간을 제시한 것은 무엇이든 3년을 하면 기본은 익힐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3년 정도 배우면 몸이 배운 대로 움직이고, 혼자 학습하는 능력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3년 동안 아들에게 축구가 자신이 정말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운동인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왜 축구를 하고 싶은 지? 에 대한 답에 아들은 축구를 하면 재미있다고 한다. 그래서 잘하고 싶다고 했다.
축구 쿨럽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에 대한 답은 축구 선수처럼 공을 자유롭게 다루고 싶다고 했다.
3년의 약속에 대해서는 뻔한 대답이지만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약속을 가족끼리 공유하는 시간은 중요하다. 그렇게 아들은 축구 클럽에 가입하여 주말마다 축구를 시작하였다.
기존에 먼저 축구클럽에 가입했던 아이들에 비해 실력은 형편없었다. 그리고 1년 가까이 다니면서도 축구 클럽 내에서는 두각을 나타낼 만큼 실력은 늘지 않았다. 그래서 수비와 골키퍼를 주로 맡았다. 그런데도 아들은 축구에 대한 싫증을 내지 않았다. 어떠한 포지션이든 축구를 한다는 것만으로 좋아했다. 그리고 코치님의 칭찬에 즐거워했다.
축구 클럽 내에서는 실력이 고만 고만한 아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축구에서는 실력차를 냈다. 축구 클럽에서 기본기를 익히고 공을 다루는 법을 배웠기에 학교 축구와는 차이가 났다. 아들이 축구 클럽을 열심히 다녔던 원동력은 바로 학교 축구에서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실력을 인증받은 것이 한몫을 했다. 화교 초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선생님과 친구들은 축구와 아들을 연결시켰다. 공부를 잘하지 못했지만 아들은 축구 잘하는 아이로 인정받았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자기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아이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심어주는 효과를 낸다.
아들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축구 클럽을 다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술학원을 원했다. 역시 마찬가지로 조건으로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하였고, 6학년 졸업 때까지 다녔다.
중간에 그만둔 것은 피아노와 검도뿐이다.
피아노와 검도는 3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축구와 미술은 혼자서 집에서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배우길 원해서 시작하였고, 피아노와 검도는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에 아들은 엄마에게 말했던 것이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피아노와 검도...
아들이 그만두고 싶다는 말에 중간에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서로 이야기 나누었다. 피아노는 기존의 틀에 짜인 대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싫증을 느꼈고, 검도는 엄격한 사범님의 규율에 아들이 힘들어했다.
고등학교를 북경에서 다니는 동안 아들은 선배를 통해 전자피아노를 접했다. 그리고 선배의 가이드와 유튜브를 통해 피아노를 연습하여,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수준까지 되었다. 아들은 피아노를 치는 이유는 공부가 지겨울 때 밤에 운동을 할 수 없어 피아노를 연주하면 편안해졌다고 한다.
검도도 중간에 그만두었지만, 태권도를 배우면서 좋은 사범님을 통해 아들은 2품까지 취득하였고, 태권도 시범단 활동도 하였다. 한 때 공부와 담을 쌓았을 때 태권도 특기생으로 대학 진학을 검토한 적도 있었다. 태권도 사범님은 아들에게 자율과 믿음을 주셨던 분이다.
아들은 자기 의지를 갖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우리 부부는 알게 되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아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알아가면서, 스스로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조력자가 되는 것이 우리 부부의 몫임을 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