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경험이 제공하는 것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부모로서 감정과 이성의 중심을 잡아가야 하는 또 다른 시험의 연속이다. 아이를 위한다며 규정된 세상의 잣대와 부모가 생각하는 이상향을 자녀에게 강요하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부부는 아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가능한 아들에게 다양한 선택과 경험을 제공해 주고,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 그리고 권리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아들에게 심어 주고 싶었던 책임, 의무, 권리 중의 하나는 선택에 대한 것은 아들 중간에 그만 두면 안된다! 에 담았다. 그리고 또 다른 에피소드를 담고자 한다. 이 이야기는 시간이 흐른 뒤에 돌이켜 보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일이 되었지만, 우리 부부의 자녀 교육에 대한 이견으로 상당히 논쟁이 되었던 경우였다.
결석할 권리 (1년에 2번까지는 학교 가기 싫을 때 가지 않아도 되는 권리)
초등학교 3, 4학년 무렵으로 기억한다.
학교 생활을 잘하던 아들 녀석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들끼리 편을 가르고 특정 친구를 따돌리는 일이 있었고, 그 대상이 아들이 되었던 거다. 유치원 때부터 줄곧 같이 지내온 친구들이라 친구 이상의 관계로 학부모들은 믿었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왕따와 같은 일이 반에서 일어났고, 그 대상이 아들이 된 것이다.
돌이켜 보면 어느 사회나 조직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어느 날 아들이 저녁에 우리 부부에게 학교를 가기 싫다고 하였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학교 생활을 너무도 잘하던 녀석이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다는 것에 대해 우리 부부는 당황했다. 아들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들에게 다음 날까지는 학교를 가고, 그 담에 엄마, 아빠와 함께 다시 논의하기로 정리하였다. 다음 날 아내는 학교 선생님께 아들 관련 상담을 하였고, 아들과 아이들 간에 심각하지 않지만, 따돌림을 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하셨다.
아들이 하교 후 우리 부부와 아들 간의 가족회의가 시작되었다.
이 가족회의 시작되기 전 아내와 나는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방법론에 이견이 생겼고, 이견의 대립에 대해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은 아내는 나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으로 아들과의 가족회의를 시작하였다.
아들에게 학교 가기 싫은 이유를 물었다.
아들의 대답은 재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아이에게 학교는 놀이터이며, 그들만의 사회생활이 담겨 있는 조직이다. 그 속에서 재미라는 것은 초등학생에게는 인생의 가치를 잃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들은 아이들과 몸싸움이 있을 때 밀려서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 싸움의 내용을 들어보면, 조금 덩치 큰 반 친구의 우월감의 행동이었다. 그것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아들 선생님과 반 친구 모두가 싫은 거니? 아니면 몇몇 친구들이 너를 힘들게 해서 싫은 거니?" 이 질문에 아들은 후자의 대답을 하였다. 학교 생활이 유치원 때부터 계속 재미있었는 데, 최근에 몇몇 친구들 때문에 싫어졌다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는 네가 학교 가기 싫으면 가지 않아도 좋아!"
"재미없고, 행복하지 않은 생활은 너에게도 좋지 않은 것 같아!"
"아들! 네 생각에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싫은 거니, 몇몇 친구들이 싫은 거니?"
이 질문에 아들은 몇몇 친구들이 싫다고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아들 기준에 그 친구들의 행동이 옳지 않다고 했다. 물론 기준이라는 것이 아이들 마다 다르고, 그것을 갖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도 안되지만, 최소한 아이의 말을 자세히 들어볼 필요는 있었다. 아들은 학교 생활은 좋지만, 몇몇 친구들과의 관계 때문에 학교 가기 싫다는 것이었다.
"아들! 엄마 아빠는 널 믿어!"
"그래서 네가 학교 가기 싫은 날에는 학교 가지 않아도 좋아! 다만 이유만 얘기해 주면 좋겠다!
이 말이 끝난 후 아들에게 아내는 웃음을 띠며, "너 낼 학교 어떻게 할래?" 물었고, 아들은 낼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아들은 다음 날 학교 가지 않았다.
아들이 학교 가지 않은 이유를 아내가 선생님께 설명을 하였고,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아들이 학교를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반 아이들은 아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이 자신들의 때문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술렁이며, 아들이 다시 학교에 나오기를 원했다고 한디.
학교에 가지 않던 날 아들은 아내와 함께 태권도 도장을 알아보러 다녔다.
난 아들에게 세상을 살다 보면, 너와 주변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너의 힘을 다스리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말에 아들은 관심을 보였고, 그날 태권도 도장 여러 곳을 방문하였다.
아들은 다시 학교 생활을 시작하였고, 태권도를 다니면서 자신감을 가지면서 생활을 하였다. 작은 해프닝이지만 이 일이 있은 후 아들에게 말했다.
"학교 다니면서 네가 정말 학교 가기 싫은 날이 있으면 엄마, 아빠에게 얘기해 1년에 2번은 학교 가지 않을 권리를 너에게 줄 터이니 네가 활용하면 된다!!"
이것은 우리 부부가 아들을 믿는 것에 대한 의지를 전달한 것이고, 또한 아들에게는 당당히 학교를 가지 않을 권리를 얻었다는 행복감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이후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한 번도 이 결석할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잘 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