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퇴근 길

by 김성원


도시가 눈을 맞이한다.


회색 도시는

하얀 색으로 화려해졌다.


도시의 일상이

느려지고, 불편해지고, 힘겨워졌지만

조심으로 몸을 다 잡고

마음으로 눈을 즐겨 본다.


퇴근 길

미끄러지지 않기 위한 인생 길을 걷는 것처럼

두발에 힘을 모으고

뽀얀 눈을 밟으며

하얀 막걸리를 흰 봉다리에 담아

집으로...


Photo by Sungwon.kim



도시에 눈이 내리면, 낭만 보다는 일상의 불편함이 먼저 와 닿는다.

나와 일에 과몰입된 우리의 일상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상황으로 몰린 것은 아닐까

하고 싶은 것 보다 해야할 일이 많은 도시의 샐러리맨에게 "여유"는 어떤 의미일까?


눈 길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두 발에 힘을 모으는 것 처럼

인생의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에 "여유"가 사치는 아닐까라는 생각....

어제와 같은 내일에 하고 싶은 것은 희미해지고, 해야할 일이 쌓여가는 일상에서

저녁 한잔은 도시의 샐러리맨들에게 지금을 즐기는 시간이었을 거다.


퇴근 길 마주한 서울의 눈오는 풍경에 스친 생각들을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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