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제자: (목)소리, (표)정, (제)스처, (자)신감- 비언어적 소통
심재훈 외국 변호사- 협상의 모든 것: 목.표.제.자.
(목)소리, (표)정, (제)스처, (자)신감, 즉. "비언어적 소통"이 훨씬 더 중요하다.
(맨 아래 사진은, 2012년 당시에,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이었던 에이미 잭슨과 필자가 하얏 호텔 2층 회의장에서 진지하게 "무언가"를 논의 중인 장면을, 문이 닫히는 순간에 필자의 직원이 찰칵 찍은 것이다. 회의장의 조명 톤, 에이미의 표정, 꽉 깨문 입술 등은 "비언어적 소통"이 협상 공간을 어떻게 지배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광경이다.)
앞선 글, "(6) (듣는) 협상가와 (읽는) 협상가의 차이"에서 왜 (듣는) 협상가들이 좀 더 유리한지 설명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언어로만 의사소통을 하는 게 아니라 언어가 표출되는 소리와 리듬, 강도, 크기, 음색 등이 크게 반영되는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협상의 세계관에서는
침묵도 이런 (비언어적 소통, non-verbal communications)으로 하는 의사표현의 강력한 표현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협상장에서 목격할 수 있는 비언어적 소통들은 뭐가 있을까?
1. (목)소리.
영미 계통의 변호사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협상의 무기는 "목소리"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거나, 자신의 "설득력"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목소리"다. 필자도 이러한 의견에 100% 공감하고 있다.
2. (표)정.
입가에 번지는 야릇한 움직임, 대칭 또는 비대칭형의 눈썹 치켜뜨기, 웃음, 미소, 비웃음, 냉소, 무시, 무의식적인 외면, 공감, 연민, 증오..... 이러한 (비언어적인 메시지)가 말로 하는 언어적 메시지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된다. 그만큼 더 중요하다.
3. (제)스처.
손동작, 몸짓, 자세, 바디 랭귀지 (body language) 등 제스처로 표현되는 (물리적인 비언어 표현)은 거의 본능적이다. 그래서 더 강력하다. 협상 당일날의 옷차림, 즐겨하는 소지품 (예를 들어, 필자랑 20년을 동고동락한 "밤색 빈티지 서류 가방"), 무의식적 습관으로 굳어진 동작과 자세 등은 그 또는 그녀의 협상 스타일을 읽어 볼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4. (자)신감.
협상의 성공 여부는 내가 얼마나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가에 달렸다.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몸)은 미사여구를 곁들이는 언어, 즉, (말)보다 더 정직하게 느껴진다.
위의 설명들을 문구로 정리해 보자면,
- 협상가는 “눈”으로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Negotiators try to see with eagles' eyes)
- 협상가는 “들리는” 말, "신체적"인 말, "의도적으로 선택"된 말들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Negotiators try to listen with in-depth ears)
- 협상가는 “메시지”와 일치되지 않는 "목소리의 변화"를 감지해 낼 수 있어야 한다.
- 협상가는 상대방이 “말로 표현하지 않은 것"들도 캣치 (catch)할 수 있어야 한다. (Negotiators try to listen to what is not said by the other party)
- "생각과 감정"은 "듣는 게" 아니다. "읽는 것"이다.
- 대부분의 경우 협상장에서,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 협상 상대방의 전체적이고 집합적인 인상 (collective and comprehensive impression)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치로 자신만의 (빅 데이터, big data)를 구축해야 한다.
*왠지, 설명하면 할수록, 빅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무기로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 AI 협상가들에게 유리한 형국이 되어 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