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의 축일

Blessing of the Throats

2월은 밸런타인 축일로 많은 연인들을 설레게 합니다. 밸런타인축일 보다 며칠 전 2월 3일은 잘 알려지지 않은 가톨릭 축일이 있습니다. 이름도 이상한 목구멍의 축일입니다. 바로 성  블라시오(Saint Blase)  축일인데요, 중세(4세기) 주교였던 블라시오는 원래 명망이 높은 의사였습니다. 목구멍의 축일은 블라시오가 목에 생선가시가 걸려 죽을 뻔하는 아이를 십자성호를 긋고 기도하여 고쳤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블라시오 성인이 치료한 줄을 뻔한 아이의 경우 기도 폐쇄로 생각됩니다. 기도 폐쇄는 의학용어로 airway obstruction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목구멍의 축일에는 신자들의 목구멍에 성호를 그으며 축성한답니다. 이렇게 말이죠.

"블라시오 성인의 전구를 들으시어 주님께서 목의 질환과 모든 악에서 당신을 지켜 주소서. 하느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당신을 축복하소서. “ 

Through the intercession of Saint Blase, bishop and martyr, may God deliver you from every disease of the throat and from every other illness. In the name of the Father, and of the Son, and of the Holy Spirit. ("Blessing of Throats on the Feast of Saint Blaise". Book of Blessings. )

꽤나 직접적으로 목의 건강에 대해 축원을 합니다. 저도 요즘 강의가 너무 많아, 목이 쉴 날이 없습니다. 얼마 전엔 정말 목이 이러다 문자 그대로 찢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할 정도였는데, 오늘 목 축성을 받고 나니, 목이 한결 편해진 듯합니다. ^^

서울 대방동본당, 성 블라시오 축일 '목 축성 예식

목구멍은 의학에서 두 부위로 나뉘는데요, 바로 인두와 후두입니다. 인두는 구강과 비강의 뒤쪽으로 입을 크게 벌리면 보이는 부분이고, 후두는 그보다 아래쪽 앞쪽의 성대가 있는 부분입니다. 둘을 합쳐서 인후라고 합니다. 

인두 Pharynx

후두 Larynx

구강 oral cavity

비강 nasal cavity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인두염 pharyngitis과 후두염 laryngitis입니다. 이 두 부위를 합쳐서 그냥 laryngopharyngitis라고도 합니다.  목에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후염이나 후두염이 생긴 것을 미국에선 흔히 스트렙 strep이라고 합니다. 이는 원인균인 연쇄상구균  streptococcus를 줄여서 부른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