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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사엄마 Feb 17. 2018

먹는 피임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07. 먹는 피임약, 그것이 여성의 몸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먹는 피임약은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틴progestin 병용 약제입니다. 두 가지 호르몬을 함께 투여하면 배란을 막아 피임 효과가 나타납니다. 또한 자궁 경부의 점액, 자궁 내막, 자궁관(urterin tube)의 운동성과 분비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에 수정란이 자궁에 제대로 착상하지 못하게 하기도 하죠.

이렇게 피임 효과를 가져오는 먹는 피임약은 호르몬제입니다. 그렇다보니, 단순히 피임 효과만 있지 않습니다. 이에, 먹는 피임약이 여성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1. 난소에 대한 영향

                                                                                                                                                                                                                                                               

피임약을 먹다가 중단하게 되면, 대부분 정상적인 생리 주기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중단 후 첫 생리 주기에서 75%가 배란을 하게 되며, 대부분 세 번째 주기 안에서 배란이 다시 시작된다고 합니다. 다만 약 2% 정도는 먹는 피임약을 중단하더라도 몇 년간 무월경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이를 좀 늦게 가질 생각으로 피임약을 1-2년 정도 먹었는데, 정작 아이를 갖고 싶을 때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수 년간 고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피임약에 사용된 프로게스틴이 원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2. 자궁과 유방에 대한 영향


장기간 먹는 피임약을 사용하는 경우 자궁 경부가 두꺼워지고, 좁쌀 같은 폴립(polyp)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일부의 경우에는 자궁벽의 변화로 생리 출혈량이 적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유방이 에스트로겐으로 인해 커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으며, 유즙분비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미하지만 먹는 피임약은 유즙으로 분비될 수 있습니다. 


3. 감정에 미치는 영향


에스트로겐은 여성을 돋보이게 하고, 여성의 몸 상태를 쾌적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에 에스트로겐을 생리전증후군(PMS, premenstrual syndrome), 갱년기 우울증 및 산후 우울증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피임약은 호르몬이 주 성분으로 인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4. 혈액에 미치는 영향

                                                                                  

상당히 중요한 영향일 수 있습니다. 먹는 피임약을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혈전이 혈관을 막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기전이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이에 혈전정맥염, 혈전색전, 심혈관및 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전에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먹는 피임약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35세 이상의 여성 흡연자의 경우에도 먹는 피임약을 피하도록 하고 있는데,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5, 대사 질환에 미치는 영향

                                                                                   

에스트로겐은 혈액 내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고, LDL 감소, HDL 상승시키는 긍정적인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프로게스틴은 이와 반대의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두 가지 성분이 복합되어 있는 먹는 피임약의 경우 중성지방의 감소와 약간의 HDL 감소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여성의 완경 이후,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먹는 피임약이 탄수화물의 흡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20-30대에는 탄수화물 흡수가 적지만, 에스트로겐 분비가 적어지면서 40-50대에는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흡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일명 '나잇살' 증가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죠. 

먹는 피임약이 살을 덜 찌게 하는데 유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그런데 반대 급부로 올 유해작용이 또 있어서 그렇게 하기는 어렵죠 ㅠㅠ)


                                                   

피임약은 피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6. 피부에 미치는 영향

                                                                                

먹는 피임약이 피부의 색소 침착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타고난 피부가 어두운 색이거나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경우 더 그럴 수 있다고 하죠. 또한 피임약은 그 배합된 비율이나 정도에 따라 여드름을 발생시키기도, 피지 생성을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의외로 피임약은 인체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호르몬은 우리 인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먹는 피임약 보다는 콘돔과 같은 물리적인 피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안내합니다.

먹는 피임약은 여성의 성에 대한 자유함을 가져다 주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피임약이 여성의 몸에 다양한 영향을 주면서 자칫 부담을 줄 수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먹는 피임약을 선택할 때 20-30대 여성들은 되도록 저용량의 피임약을 선택하는 것을 권하는 편입니다. 

물론 먹는 피임약의 심각한 독성 발생률은 낮습니다. 그리고 임신과 관련한 위험도 낮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그 문제가 내게 발생하면 100%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실제 먹는 피임약으로 피임을 시도하는 여성들 중 임신 희망이 아닌 다른 이유로 중단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몸에 그만큼 부담을 주는 일이니까요. 그렇기에 처음 피임약을 선택할 때에는 이에 대해 제대로 상담 혹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산부인과나 약국에서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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