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약사엄마 Aug 17. 2018

피임방법에 피임약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피임약을 먹는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다

                                                                               

올해 초부터 여성 건강을 주제로 몇몇 포스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피임약과 질염에 대한 내용이 여기에 포함되었고요. 피임약을 결정할 때 팁이나 방법들도 함께 올린 적이 있습니다. 생리전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요. 

올해 초에 올렸던 포스팅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련하여 많은 질문과 댓글들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댓글들을 읽다보면 안타까운 일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서 댓글들을 계속하여 읽다가 이렇게 새로운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피임약을 복용하는 이유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피임약 문의를 하는 경우 중 많은 경우는 다음에 해당합니다. 

 1) 중요한 일을 앞두고 생리를 늦추기 위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정도 복용하는 경우
사실 이런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단기간 피임약을 먹고 그만두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피임약 복용 기간 동안 소화가 잘 안 되는 등의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정도 선에서 끝나는 수준입니다. 

 2) 질병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경우
생리 주기의 교정이나 여성 질환의 치료를 위해 피임약이 처방되는 경우는 많습니다. 대부분 산부인과 전문의의 처방에 의해 피임약 복용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가급적 산부인과 전문의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3) 피임을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피임약의 원래 목적은 임신을 하지 않기 위한 "피임"입니다. 여성 호르몬의 상태를 조정하여 임신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죠. 단기간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그닥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장기간 피임약 복용시에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피임약의 본래 목적은 임신을 방지하는 것이다.

                                                   

장기간 피임약을 먹고 있어요... 

일상이 되어버린 피임약 복용

                                                                           

가장 신경쓰이는 내용의 댓글은 "장기간 피임약을 먹고 있어요" 입니다. 피임약은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약제입니다. 사실 미량의 호르몬으로도 우리 몸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임약 역시 우리 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 영향 중 하나가 임신을 방해하는 것이고요.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하시는 분들은 부정출혈, 부종, 식욕의 증가 혹은 감소, 성욕의 저하 혹은 증가 등의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하였습니다. 포스팅을 올리기 전에 텍스트로만 알고 있던 증상들을 실제 경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최대한 답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을 비밀댓글로 달았습니다. 몇몇 글에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해서 아직 달지 못한 답변도 있습니다만, 웬만해서는 댓글을 최대한 드렸습니다. 댓글을 달면서 저 역시도 다시 공부를 하게 된 것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정말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정말 피임약이 꼭 필요하신가요?

                                                                            

피임약을 처음 먹게 된 이유는 "임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계획 임신" 등 다양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피임약을 몇 년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어느 순간 피임약을 먹어야 하는 목적은 사라지고, 피임약을 매일 복용해야 하는 영양제처럼 인식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는 분들도 종종 목격합니다. 

피임약을 먹어서 생기는 불편함, 부작용 등이 나타나지만, 약을 바꾸면 어떻게 해결될 거란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분들께는 피임약을 왜 먹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피임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고, 심혈관계 질환이 생기면서 피임약이 질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상황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리고 피임약이 아닌 다른 피임 방법을 찾게되는 경우도 봅니다. 

의외로 피임약의 일상화 되신 분들이 많아서 안타까웠습니다. 2-3년 이상 피임약을 꾸준하게 복용하셨다면, 왜 피임약을 먹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피임약보다 몸 관리가 더 중요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문의는 피임약에 대한 것이지만, 댓글을 보는 순간 "아! 이건 번아웃 증후군이 아닐까?" "피로가 너무 많이 쌓였어!" "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 같아!" 하는 느낌의 분들도 계셨습니다. 

피임약을 먹어서 생긴 문제라기도 보다는 몸 상태가 너무너무 안 좋아지신 분들이죠. 야근이나 교대 근무를 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또한 과로 상태인 분들도 제법 많은 편이었고요. 이런 분들께는 건강검진이나 휴식, 영양 챙기는 것을 먼저 이야기 했었는데요. 

임신이라는 것은 후손을 남기기 위한 동물의 본능입니다. 하지만 후손을 남기는 것도 내 몸이 먼저 살고 봐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피임 이전에 내 몸부터 먼저 챙긴 이후 피임을 하든, 임신을 하든 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너무 과로한 몸은 지금도 비명을 지르고 있을지 모릅니다... ㅠㅠ

                                                   

질병 치료를 위해 피임약을 드시는 경우는요... 

                                                                                 

간혹 병원에 가기 싫어서,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산부인과 가기 싫어서 처방되는 호르몬제 대신 피임약을 먹어도 되는지 문의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부의 경우 가능할 것 같은 케이스도 있었습니다만, 질환 치료에 있어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부분이라 전문의 진료를 권해 드립니다. 

간단히 약국에서 피임약을 사서 먹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질환이 많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산부인과 진료를 권하고 있는데요. 섭섭해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피임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 꼭 피임약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피임약은 분명 효율적인 피임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여성에게만 부담을 준다는 것을 공감하실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여성이 먹는 호르몬제이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나 문제들은 여성이 떠안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남녀 관계에 있어서 이렇게 일방적인 피임 방법이 또 있을까요? 피임약으로 부작용이 적다고 제약회사에서는 홍보합니다. 하지만 호르몬이라는 특성상 몸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분명한 사실이며, 건강한 몸에 피임약을 굳이 복용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하게 됩니다. 

건강한 여성에게 호르몬을 투여하여 몸의 상태를 바뀌게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폭력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스스로 피임약을 선택하는 여성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남녀 관계에서 어쩔 수 없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결국 남녀 관계에서 축이 기울어져서 여성에게만 피임을 강요하는 상태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피임약 복용은 여러가지로 많은 사회적인 부분들을 읽을 수 있는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도 피임약을 복용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몸이 붓고, 속이 미식거리는 느낌이 상당히 오래 가는 문제로 인해 남편과 상의하여 피임약을 중단하고, 다른 방법을 찾았던 경험이 있고요. 피임약을 장기간 드신다면, 다시 한번 피임약에 대해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궁적출술, 과연 해야 하는 것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