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발끝으로 공기를 밀다

공기의 무게

by 매체인간

1장. 발 끝으로 드리는 기도

1. 발끝으로 공기를 밀다


발끝에 집중했다.

바닥을 무겁게 눌렀고, 끌어당기듯 다시 당겼다.

그 짧은 움직임 속에서 나는

이상할 만큼 많은 공기를 밀어내고 있었다.

그건 동작이라기보단,

존재의 끝에서 나오는 한숨 같았다.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건 움직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수업이 끝난 뒤, 이상하게도

“기도한 것 같다”는 말이 떠올랐다.


나는 손도 모으지 않았고, 말을 하지도 않았지만

분명히 어떤 방식으로는 자기 안에 머물렀고,

세상 밖으로 조용히 무엇을 전송하고 있었다.


말하지 않고, 노래하지 않고

소리 없이 내 몸을 밀어내며,

나는 도달하지 않는 피드백을 기다리는 존재가 되었다.

그게 나에겐, 기도였다.

발끝으로 쓴 기도.



기도는 말이 아니라,

감각의 무게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발끝은, 그 시작점이다.



#toeprayer #bodilyprayer #motionandstillness


천천히, 그러나 깊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발끝으로 쓰는 기도 -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