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아무리 힘든 날이 찾아와도 내 안에 쌓인 추억들 덕분에 여전히 웃을 수 있고 다시 춤출 수 있다는 걸.
어릴 땐 이해하지 못했다.
왜 사람들이 소중한 기억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지 순간에 왜 그렇게 마음을 쏟는지.
하지만 지금은 안다.
미래가 밝고 순탄할 땐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만 시간이 깊어지고 마음이 흔들릴 때면 결국 나를 지탱해주는 건 과거 속 따스한 순간들이다.
어느 음악을 들을 때면 옛 기억의 향기가 피어난다.
그때의 풍경과 목소리가 소리 없이 찾아와 내 곁을 맴돈다.
함께 웃고 울던 사람들의 눈빛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던 어린 날의 감정들.
해질녘, 부드러운 빛이 내려앉던 길 위에 서 있으면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러면 내 마음 속에 새로운 온기가 채워지고 다시 걸어갈 힘이 솟아난다.
추억이란 내게 다정한 빛이 되어 한 걸음 더 내딛게 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고 가만히 나를 기다리며 흔들리는 나를 부드럽게 감싸주는 따스한 손길 같다.
이 빛 덕분에 나는 오늘을 살아내고 희미한 내일을 향해 한 번 더 걸어간다.
추억은 그렇게 나를 비추고 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벗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