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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듐레어 Mar 28. 2024

묵직한 딸기 크림에 신비의 재료 루바브를 찍어먹으면

루피시아 5542. 루바브 앤 스트로베리

이름도 생소한 야채인 루바브. 퍼치스에서 처음 봤던가 언젠가 눈에 한번 들어오고 나서부터 여기저기에서 종종 보이는 식재료가 되어있었던 아직은 잘 모르겠는 신비의 식재료. 딸기차 시리즈에 같이 진열되어 있는 루바브 앤 스트로베리는 사실 신기해서 집어 들었다고 보는 게 맞겠다. 도대체 무슨 맛인가 싶어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루피시아 시리즈. 이번엔 루바브 앤 스트로베리이다. 50g 봉입으로 730엔이고 상미기한은 2년. 토치오토메와 같은 특산품 딸기는 아니지만 아무튼 건딸기가 실제로 들어있어서 11월~4월 사이의 계절 한정이다. 기간으로 봐서는 하우스 딸기인 건지.

오랫만에 대봉투

루바브를 블랜딩 하는 차들은 대부분 약간의 산미가 있는 과일차에서 과일의 맛을 살려준다거나 상큼하고 시원한 느낌, 깔끔한 느낌등을 주기 위해 블랜딩 되는 것 같다.

루바브 또 스트로베리 노 아마주파쿠 하나야카 나 카오리 노 코차. 사와야카 나 야사시 요인.
루바브와 딸기의 새콤달콤한 화려한 향기의 홍차. 상쾌하고 부드러운 여운.

라벨을 봐서는 딸기의 산미를 돋궈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부드러운 여운을 강조하는 걸로 봐선 조금 더 크리미한 느낌이라고 생각된다. 베이커리 쪽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루바브이다 보니 그런 방향으로 연상이 된다. 홈페이지에서는 밀크티 추천라벨이 붙진 않았으나 설명에는 밀크티로도 좋다고 되어있다. 크림 계열의 과자와 궁합이 좋다고. 라지 사이즈의 봉투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내용물이 좀 특이한 것 같다. 일단 오픈.

잼 아니고 건딸기입니다

봉투를 개봉하자 묵직한 크림향이 올라온다. 가향이 첨가되었다고 했는데 의외로 휘발성의 향은 올라오지 않는다. 딸기향과 루바브향이 섞이면 이렇게 되는 걸까? 크리미한 스트로베리티를 기본으로 오이향이랄까 애호박향? 수세미 열매의 향이 난다. 확실히 이국적이고 건강한 느낌. 셀러리 향을 단독으로 처음 맡았을 때 비슷한 기분이었지. 건엽을 덜어내어 보니 흑당 젤리처럼 건조된 딸기가 큼직하게 들어있다. 근데 얘들 때문에 라지봉투를 써야 할 정도인가. 그렇다면 뭔가 가향 성분에 그 이유가 있다는 말이겠지. 아쌈에 베트남을 섞어놓은 무난한 브로큰의 홍차엽도 특별히 큰 봉투를 쓰는 이유가 되지는 못할 것 같다.

햇살이 눈부셔서 유리창 녹색톤이 그대로 나와버림

300ml, 6g, 2.5분으로 100도의 물에서 우려내었다. 딸기와 루바브가 담긴 플레이트를 떠올리니 뭔가 치즈가 한 조각 올라가 있을 법해서 곁들인 치즈과자. 결론부터 말하면 치즈가 진해서 차와 딱 맞진 않았고 좀 덜 진한 치즈과자는 잘 어울린다. 차를 따라낼 때부터 향이 진하게 퍼져나간다. 보통 향을 블랜딩 하면 스팩트럼이 넓어지면서 다채로운 향이 나는 식인데 루바브와 딸기는 정말 완벽하게 한 몸이 되어 새로운 하나의 향이 되었다. 서양회사 쪽 스트로베리 티의 그 무겁게 크리미한 딸기향도 사실 크림 따로 딸기 따로 분리하기 어려운 향인데 딱 그 향에 루바브의 향이 더해져서 세 향이 하나로 완전히 섞인 설명하기 어려운 건강한 향이 난다. 인공향이 강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향 자체가 강한 편이라서 차의 맛이냐 향은 오히려 죽어버리는 느낌. 그 와중에 홍차라는 느낌이 유지가 되긴 하는 게 신기하다. 수렴성도 적은 편이라는 게 또 하나의 포인트.

사진은 남기지 않았으나 밀크티로도 시도해 보았는데 역시나 밀크티 태그가 붙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나쁘진 않지만 스트레이트를 넘어서는 특별한 매력이 있지도 않고 우유와 향이 딱 붙는 것도 아니어서 밀크티로 마시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야 할 이유도 없는 딱 그 정도. 항상 느끼지만 밀크티 추천 태그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저 기준선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가 정확히 구분이 된다는 게 신기하다.

아쌈과 베트남

호기심에 구매해 본 루바브 앤 스트로베리. 확실히 기존에 접해보지 못했던 카테고리의 가향이었다. 스트레이트에서 느껴졌던 깔끔하고 건강한 맛은 다른 루바브 블랜딩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할 정도로 좋은 인상이었다. 홍차로서의 아쉬운 부분이 출시 계절인 늦겨울과 초봄의 바이브와 물려서 제법 비냄새와 잘 어울린다는 점으로 상쇄되는 효과도 있었다. 신비한 루바브를 한 스푼 올린 크리미 스트로베리 홍차,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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