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랜 시간 의료 봉사를 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님들이 보내주신 마음과 사랑 덕분이라 생각한다.
차가 다닐 수 없어, 무거운 짐을 이고 지고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외딴 숲속 마을을 갈 때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배를 타고 몇 시간을 들어가야 하는 섬마을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때도 괴롭지 않았다. 내가 가는 길의 끝엔 어머님들이 서 계실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머님들은 내게 무한한 사랑과 애정을 보내주신다. 언제나 따사로운 눈빛으로 날 바라봐 주시고, 따뜻한 손길로 날 어루만져 주신다. 내가 하는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옳다며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신다.
의사 아들이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따르겠다며 내 편이 되어주시는 어머님들이 없었더라면, 과연 이토록 오래 봉사를 지속할 수 있었을까? 아마 채 1년도 하지 못하고 포기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2년이 훌쩍 넘은 이 시점에도 여전히 어머님들의 사랑과 관심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의사 아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헤아려 주시고, 언제나 뜨겁게 응원해 주시는 우리 어머님들. 시간만 넉넉하다면 한 분 한 분 찾아뵈며 안부도 여쭙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해 드리고 싶다.
언젠가 어머님들을 일일이 찾아뵈며 감사를 전할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