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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Jul 15. 2024

더욱 아름다워질 당신의 삶을 소망하며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섬, 욕지도에는 정이 어머님이 살고 계십니다. 특유의 미소가 참 아름다운 정이 어머님께서는 욕지도의 유동 마을에서 고구마, 두릅, 밀감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가고 계셨지요. 


장성한 자식들은 거의 대부분 육지로 떠나가고 큰아들 그리고 귀여운 손녀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던 어머님. 형편은 넉넉지 않지만, 아들 그리고 손녀를 건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셨습니다. 


풍족하진 않아도 저녁이면 가족끼리 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행복한 가정이었죠. 하지만 정이 어머님의 허리, 무릎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행복했던 가정에는 커다란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이자 기둥이었던 정이 어머님의 병환이 깊어지기 시작하니, 함께 사는 가족들의 괴로움 역시 커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큰 병원에도 가볼 수 없었던 상황. 그래서 저는 냉큼 어머님을 서울로 모셨습니다. 욕지도에서 서울 강남에 있는 병원까지는 족히 7~8시간이 훌쩍 넘게 걸리는 머나먼 거리였지만, 저는 어머님께 굳게 약속드렸습니다. 좀 멀고 힘들어도 제가 있는 병원으로 오시면, 어머님을 그토록 힘들게 만들었던 통증들을 해결해 드리겠다고요. 

어머님은 제 약속만을 믿고 욕지도에서 배를 타고 나와 통영으로, 그곳에서 다시 서울로. 먼 거리를 달려와주셨습니다. 


어머님을 힘들게 했던 가장 큰 문제는 '척추전방전위증'과 '척추관협착증'이었죠. 저는 신경외과 김욱하 센터장님과의 협진을 통해 어머님이 양방향척추내시경술을 받으실 수 있도록 지원해 드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왼쪽 무릎 인공관절수술까지 진행하여 정이 어머님이 더는 무릎과 허리 통증에 시달리시지 않도록 해드렸습니다. 


허리와 무릎에 진행됐던 수술은 모두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어머님께서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으셨고, 평소에도 운동을 놓지 않으셨는데요. 그 결과 이젠 잠시도 쉬지 않고 욕지도 곳곳을 돌아다니실 수 있을 정도로, 수시로 이웃에 사는 친구집을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지셨죠. 


정이 어머님께서는 당신의 삶에도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며 제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바로 세워진 허리, 한결 사뿐해진 발걸음으로 다시 욕지도로 돌아가시는 어머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는 간절히 빌었습니다.


사랑하는 정이 어머님이 이젠 과거의 슬픔은 모두 잊고, 가슴속 상처까지도 지워내시고, 아름답고 좋은 것만 보며 여생을 보내시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부디 저의 간절한 염원이 이뤄졌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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