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카페
두 사람은 홍콩을 여행하며 홍콩의 차찬텡 문화(차와 음식을 곁들인 홍콩의 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포스트는 그것에서 느낀 감정과 깨달음 그리고 홍콩의 차찬텡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미도 카페'의 모습과 홍콩의 모습이 일러스레이션으로 소개된다.
홍콩은 아편전쟁 이후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아 서양의 문화가 전파되었고, 깊은 뿌리를 갖고 있는 동양의 문화도 공존하는 도시다. 1997년 홍콩은 150년여 만에 중국에 반환되었고 오랫동안 영국의 체제로 이어져온 홍콩은 새로운 체제를 받아들이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중국은 홍콩을 1 국가 2 체제라는 특별행정구로 인정하였다. 하지만 중국은 홍콩을 완벽하게 편입시키기 위해 계속적으로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현재도 홍콩은 투쟁 속에서 자유를 외치고 있다.
임대료가 높은 홍콩에서 주방이 포함된 주거지는 유난히 비싸 서민들은 자연스럽게 거리로 나왔고, 그로 인해 많은 외식문화가 발달했다.
차찬텡은 차와 음식을 곁들여 판매하는 식당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홍콩 사람들이 간편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식문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차찬텡은 차, 음식,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토스트 등 홍콩의 음식과 서양식 음식이 융합되어 있다. 아무래도 영국의 긴 식민 지배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차찬텡을 체험할 수 있는 로켈 카페
휴관일 : 구정 연휴 전후 10일
주소 : 63 Temple Street, Yau Ma Tei
교통 : MTR 야우마테이 역 C 출구에서 도보 10분
운영시간 : 09:30~22:00
1950년 문을 연 로컬 카페'미도카페'
차와 식사가 가능한 공간이다.
원앙 차와 프렌치토스트, 볶음밥, 스파게티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계산은 1층에서 현금으로 받는다.
*주의 음식을 비우면 바로 접시를 가져간다.
또 주문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으니 음식은 천천히.
미도카페를 통해 느낀 감정과 깨달음
미도 카페를 찾은 두 남자.
여행, 필름 카메라 등을 좋아한다.
출판사 A32의 공동대표이며
북살롱 무책임여행사를 운영 중이다.
홍콩에서 스몰 브랜드와 그에 따른
정신을 체험하고자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브랜딩이 무엇인지 답을 찾는 중이다.
출판사 A32의 공동대표이며
북살롱 무책임여행사를 운영 중이다.
도시의 역사가 깊은 홍콩에서 진정한
빈티지의 힘을 보고 느끼기 위해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미도카페에서 자유를 생각하며.
박정민
쏟아지는 인구와 태양을 가릴 만큼 높이 솟아오른 건물들. 많은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도시는 더욱 발전했을 것이다. 그로 인한 탓인지 홍콩은 유독 삭막하게 느껴졌다. 그 안에서 별다른 이질감 없이 그들에게 융화되었다. 아무래도 그 삭막함이 이미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듯했다. 지하철을 두 번이나 보내고 나서야 좁은 틈을 비집고 겨우 들어섰다. 꽉 찬 열차 속에서 그들 얼굴을 비추는 작은 화면만이 그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간이었던 것 같았다. 우리도 그들과 다르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종종 이런 삭막함에 침체되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본다. 마음이 아팠다.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할까. 이 힘듦 끝에 정말 행복이 찾아올까?
홍콩의 그 삭막했던 기억을 잊게 해 준 유일한 곳이 있었다. 미도카페. 1950년대 지어졌다는 미도카페는 오래된 테이블, 벽을 둘러싼 조금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타일 등 50년대의 향수가 듬뿍 묻어나 있었다. 이가 조금 나간 찻잔이나 퉁명스럽게 음식을 건네고 차를 내주며 차가 조금 흘러넘쳐도 대수롭지 않게 돌아서는 직원들의 태도에 다소 불쾌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했다. 어쩌면 이미 나에게는 각박한 도시가 주는 기운들이 내재되어 당연하지 않은 것을 요구하고, 그런 태도가 마땅히 옳은 것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개인이 병들고 사회도 함께 병들어 가게 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그런 절제되어 있지 않은 느슨함이 나를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끼게 되면서. 비슷하지만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별다른 내색 없이 (혹은 너무 바빠서) 빠르게 음식을 먹고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은 돈을 내고 음식을 받는 정당한 가치를 교환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물론 개인 차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나는 돈이 주는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당연함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고,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홍콩 사람들이 떠올랐다. 내 안의 투쟁에서 나 역시도 그들처럼 자유를 외치고 싶었다.
공간의 민주주의
신금용
이가 나간 커피 잔, 같은 결이라고 보기 힘든 가구와 타일. 의자 밑에 꾸역꾸역 밀어 넣은 누런 상자들. 완벽하지 않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미도카페는 그 헐거움으로 내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현대사회의 공간들은 타깃을 정해놓고 치밀하게 디자인된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를 만들기도 한다. 그 속에서 미도카페와 같은 공간은, 공간의 민주주의를 이뤄낸다. 누가 앉아있더라도 밀어냄 없이 드라마를 만든다. 그런 곳에서, 진정한 가치는 마음에 여유를 갖게 해주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반대편에 앉아 좋은 풍경을 양보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것.
진정한 우아함
누구든 포용하며, 우아함을 잃지 않는 공간은 많지 않다. 아무래도 그것은 시간이 주는 보상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아한 공간은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최적의 동작들을 만들어 낸다. 흔들림 없는 최적의 동작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믿음 같은 것을 갖게 한다. 이것은 번져 나아가 강력한 유대로 발전해 나아간다. 우아한 공간은 빠르게 열고, 즉각적인 반응을 원하는 현대사회의 공간들과는 대조된다. 우아함은 절대로 금박 명함이나, 고급 가구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홍콩의 오래된 카페에서 우아함을 생각해 본다.
단맛
토스트 위에 떠 있는 노랗고 네모난 버터는 단내 나는 바다 위에 작은 섬처럼 보인다. 나이프로 잘 펴 발라 먹기 좋은 크기로 입에 넣으니 단맛에 피로가 날아간다. 이 단맛은 다음 날도 같은 자리로 나를 불러들였다. 그날의 일정이었던 관광지는 이미 잊어버린 지 오래다. 무엇을 꼭 보고 돌아가야 한다는 관광의 부담은 단맛과 함께 사라졌다. 24시간이 모자란다고 느꼈던 여행은 단맛과 함께 꼭 25시간처럼 느껴졌다. 많이 본다고 많이 느끼는 것은 아닌가 보다. 얼마나 깊이 보느냐가 더 중요할지도.
에세이 :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신금용
호텔의 의미
이곳저곳 둘러보아도 괜찮은 풍경을 가진 호텔이었다. 예약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서 2인실 방에 간이침대 하나를 요청했다. (우리는 총 셋이었다.) 덕분에 거실에 큼직한 침대 하나가 들어왔다. (정말 종이 울리고 커다란 침대가 들어왔다.) 거실에 위치한 침대는, 덕분에 밤마다 크고 완벽한 술상이 되었다. 거실을 차지한 침대는 그렇게 공간의 위계를 깨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었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이 제자리에 있지 않을 때 우리는 잠시 자유로움을 느끼곤 한다. 그날 던져 놓은 양말, 굴러다니는 맥주 캔, 침대에서 떨어진 베개, 거실을 차지한 침대는 호텔의 의미 그 자체였을지도.
숙련됨이 주는 편안함
나는 옥색 유리잔을 수집했다. (영화에 꽂혀 수집했다.) 그것은 영화 '화양연화'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나타나는데, 양조위와 장만옥, 옥색 유리잔과 접시, 식사의 배경인 레스토랑이 홍콩의 예스러움을 아름답게 잘 보여준다. 영화 세트장이라고 생각했던 그 레스토랑이 실제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라기에 찾아갔다. '골드핀치 레스토랑' 유동 인구가 있는 곳임에도 레스토랑은 조용히 숨어있었다. 지도를 보고 가지 않는다면 지나칠만하다. 문을 옆으로 밀고 들어가면 영화 속 장면이 그대로 있다. 복잡하던 홍콩의 모습과 소음이 사라졌다. 어둡고 아늑했다. 양조위와 장만옥은 어디에 앉았었냐고 물어보고 그곳에 앉고 싶었지만, (잘 다려진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베스트를 입은) 종업원의 딱딱한 표정에 참았다. 짐작 가는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메뉴에는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먹었던 음식을 세트로 주문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메뉴 화양연화' 세트 같은...) 그것을 선택하진 않았다. 하루에 한 번 이틀 동안 두 번을 갔는데, 첫 방문에는 프렌치토스트와 수프, 스테이크 맥주 등을 먹었다. 개인적으로 수프가 정말... 일품이다. 잘 우려낸 사골 국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두 번째 방문에는 피죤... 과(정말 비둘기였다.) 스테이크 세트 등을 먹었다. 세트를 시키면 커피에 아이스크림까지 나온다. 피죤은 머리가 함께 나와서 함께 갔던 정민이와 민수가 서로에게 떠밀기 바빴다. 두 번째 방문이라고 우리를 바라보던 그 딱딱했던 종업원의 표정이 온화해졌다. 오늘도 아사히를 마시겠냐며 아는 척까지 해줬다. 그림 속의 여성은 그 종업원이다. 멋진 곳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을 것이다. 맥주를 컵에 따라주는 동작에도 기품이 있다. 숙련된 우아함 같은 것. 이 숙련된 우아함은 종업원뿐만 아니라 가게 곳곳에 묻어있다. 그 숙련됨이 머무는 사람에게 편안함까지 선사한다. 식사를 끝내고, 영화를 통해 멋져진 곳이 아니라 원래 멋진 곳을 영화가 찾아왔으리라 짐작해 봤다.
일러스트레이션 : 홍콩의 오후
신금용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