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로 정체성을 새로 세팅하고 있다.
최근 이직을 했다. 어쩌다 보니 온라인 매체 기자에서 종이 신문 매체 기자로 적을 옮겼다. 어차피 하는 일은 같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점이 꽤 많다.
1. 신문기사는 묵직하다.
한정된 지면에 실어야 하는 기사이다 보니, 그만큼 공을 많이 들인다. 여기서 '공'의 정의를 좀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당연히 나는 내가 쓰는 모든 기사에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온라인이든 지면이든.
그런데 지면에 들이는 공은 조금 성격이 다르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반영해 기사를 쓰면 그만이지만, 지면은 계속해서 데이터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지면이 발행되기 전까지 최대한으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 해야 하는 것이다.
즉시 데이터를 보고 곧바로 기사를 쓰는 데 익숙한 내게는 나날이 새로운 경험이다.
2. 신문을 안 보는 사람이 신문 기자라니
솔직히 말하면 신문을 안 본 지 오래됐다. 종이 신문을 대체 어디서 사야하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내가 쓴 기사가 실린 종이 신문을 찾으러 동네를 몇 바퀴나 돌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도 결국 못 구했다.
종이 신문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선배들이 켜켜이 쌓아 왔고, 여전히 쌓아 올리고 있는 그 가치에 대해서 내가 감히 말할 처지는 아니다.
다만 이제 막 신문이라는 시스템에 진입한 관찰자로서 보자면, 의문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적응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데, 자꾸 이런저런 물음표가 찍히는 건 사실이다.
3. 블록체인 산업은 정말 탈중앙화(?)돼 있다
블록체인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나는 일단 부딪치고 보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최근 기성 언론의 시스템을 약 한 달 간 체험하면서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1)블록체인 업계는 정부기관이나 주요 금융사처럼 보도자료 계획이라는 게 없다. 그때 그때 이슈가 터지기도 하고, 프로젝트들이 자기 블로그나 엑스에 소식을 직접 올리는 게 다반사다. 물론 종종 엠바고가 있기는 하다.
2)기자단이라는 체계가 있다는 것도 최근에 알게 됐는데,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나는 내가 먼저 취재원에게 연락하고, 나를 알리고, 매체를 소개하는 데 익숙하다. 본래 성격과 다르게 들이대는(?) 제2의 자아가 형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연락처가 정리된 명단 같은 건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명단을 만드는 게 의미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 업계는 워낙에 이직이 잦아서다.
이제 이직한 지 두 달 차에 접어든다. 지금의 혼란과 물음표 역시, 그 가치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일단은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