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메리 셸리 (Mary Shelley, 1797-1851)
옮긴이 김선형
그림 엘레나 오드리오솔라 (Elena Odriozola)
펴낸 곳 문학동네
원판 1818 초판1쇄 2024.04.26.
216 그가 죽었을 때 나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흐느꼈다. ~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았고 누구와도 유대가 없었다. ‘내 떠나는 길은 자유로우니’ 내 죽음을 슬퍼할 사람 하나 없었다. 육신은 흉측했고 덩치는 거인과 같았다. 이건 무슨 뜻일까? 나는 누구일까? 나는 무엇일까? 어디서 왔을까? 내 목적지는 어디일까? 이런 질문들이 끝없이 떠올랐지만 해답을 찾을 길이 없었다.
323 한때는 이 외모를 용서하고 내가 풍기는 훌륭한 자질들을 사랑해줄 존재들과 만나고 싶다는 헛된 희망을 품었다. ~ 타락한 천사가 사악한 악마가 되는 법이다. 하지만 심지어 신과 인간의 원수에게조차 외로움을 함께할 친구와 동료가 있다. 나는 철저히 혼자다.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을 본떠 인간을 만들었다. 아니, 괴물을 만들었다. 괴물은 인간의 본성을 지녔고, 그는 사랑과 우정을 갈구했다. 하지만 인간들은 그를 역겨워하고 무서워할 뿐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
괴물의 악행을 누가 탓할 수 있을까? 괴물의 고뇌가 너무도 절실히 느껴진다. 유대가 없고 내 존재에 대한 의문이 파도칠 때, 본성이 부정당한 외로운 괴물에게 악은 선이 된다. 공포소설이라 일컬어지지만, 전혀 공포스럽지 않다. 처절한 외로움으로 엮어진 수기(手記)같다.
괴물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만 있었더라면... 빅토르가 괴물의 반려자를 만들어 주었더라면... 빅토르는 인류의 불행을 막기 위해 괴물의 반려자를 만들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건 단지 그의 생각일 뿐이다. 괴물끼리 의지해 가며 잘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여러 사람에게 문제 상황을 털어놓고 집단 지성의 힘으로 함께 대책을 의논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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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참혹한 불행이라 해도 모든 걸 감수하고 과학적 연구를 계속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예를 들면, AI가 가져올 불행한 미래 예견을 뒤로 하고 계속 AI연구를 해야 하는지 말이다. 일론 머스크는 처음엔 이런 이유로 연구를 반대하다가 급물살을 탄 이상 어쩔 수 없다며 개발 쪽으로 선회했다.
인류는 과학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결과가 행일지 불행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발전도 이와 같은 길을 밟아왔다. 인간의 호기심과 욕심은 과학을 좇아 전진할 것이다. AI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고 지구가 없어질 확률이 99%라 해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므로... 또 아는가? 그 끝에 신이 되는 길이 열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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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프랑켄슈타인, 괴물을 탄생시킨 조물주?의 이름이다. 괴물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이 아니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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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쪽 광막한 안개가 계곡을 따라 흐르는 강물에서 피어나 맞은편 산들을 두터운 화환처럼 휘감고 산봉우리들을 모두 짙은 구름에 숨기고 있는데, 어두운 하늘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서, 주위르르 에워싼 풍광에 우수를 한층 더하고 있었다.
메리 셸리의 문장력이 대단하다. 마치 한 편의 풍광을 눈으로 보는 듯하다. 하지만 묘사의 문장이 너무 많아 지루함이 느껴지는 대목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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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프랑켄슈타인’. 영국 낭만주의의 3대 시인 중 한 명인 퍼시 비시 셸리(Percy Bysshe Shelley, 1792~1822년)의 부인 메리 셸리가 열 아홉 살에 쓴 소설이라니, 신선함을 느끼며 읽고 싶은 욕구에 불씨가 당겨졌다. 최초의 SF(공상과학)소설이라고 일컬어진단다.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본다. 메리는 영국에서 셸리와 사랑의 도피행각을 한다. 그래서 유럽의 여러 곳을 돌아다녔는데 그중에서 제네바 근교에 머물던 때가 있었다. 메리, 셸리, 바이런 등은 모닥불 주변에 모여 독일 유령 이야기들을 읽으며 즐거워했다. 그 와중에 초자연적인 현상에 근거한 이야기를 한 편씩 쓰기로 한다. 메리는 약속을 지켰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공포 소설 ‘프랑켄슈타인’이다.
친엄마의 이른 죽음과 아버지의 재혼, 새엄마와의 갈등.. 그래서 메리의 마음속엔 따뜻하고 평화로운 가정의 이상적 모습이 심어진 듯하다. 프랑켄슈타인의 가족들처럼...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 나또한 그러하다. 아니, 누구나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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