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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팅룸 Aug 19. 2024

HOW vs WHAT

브랜딩 워크샵 일지 #2

미팅룸 인스타그램 피드

      

    미팅룸이 운영 중인 브랜드 필름 기획 워크샵은 TV 광고, 릴스, 숏츠, 홍보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의 브랜드 필름 기획을 위한 실무 워크샵이다. 스터디의 목적보다는 실무에 바로 적용하려는 마케팅 담당자나 브랜드 대표의 참석이 많아 그 어떤 워크샵보다 열기가 뜨겁다. 레퍼런스 영상을 보여주며 좋아하는 영상 스타일을 공유하거나 모델로 계약한 인플루언서에 대해 설명을 할 때는 그들이 만들고 싶은 브랜드 필름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은 아주 심플한 그리고 매우 당연한 내 질문에는 대답을 주저한다.



"브랜드 필름을 만드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잠깐의 고민은 항상 같은 대답으로 귀결된다. 매출을 높이고 싶거나 인지도를 올리고 싶거나. 매출 증대나 인지도 향상은 모든 브랜딩과 마케팅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이지 세부 브랜딩 활동의 목적이 될 수 없다. 매출 증대를 위해 어떤 구체적인 브랜딩 활동을 할 것인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브랜드 필름을 만들려고 할 때 대부분은 HOW를 고민한다.(사실 HOW가 더 재미있긴 하다) 가장 핫한 모델은 누구인지, 요즘 유행하는 톤 앤 매너는 무엇인지, 배경음악은 뭘로 할지, 편집 스타일은 어떻게 가져갈지. HOW와 관련된 작업은 레퍼런스도 찾기 쉽고 취향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회의실 분위기는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WHAT을 정의하는 과정을 생략한 대가는 크다. 모델 선정의 기준도 없으며, 타겟은 그냥 인지도와 모델료로 정해지고 톤 앤 매너는 요즘 잘 나가는 브랜드 필름 중 의사결정권자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결정하게 된다. 예쁜 브랜드 필름을 만들 수는 있지만 효과적인 브랜드 필름을 만들 수는 없다. 우리가 매체에서 접하는 좋은 브랜드 필름들은 HOW만 보이지만 사실 HOW 보다 WHAT을 만드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 경우가 많다. 실제 마케팅 리소스가 충분한 대기업은 브랜드 필름을 만들기 위해 타겟 스터디, 경쟁사 커뮤니케이션 전략 벤치마킹, 브랜드 지표 조사, 트렌드 리포트 작성, 중장기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정확한 WHAT을 위한 리서치를 충분히 한다. 브랜드 리소스가 부족한 스몰브랜드와 스타트업은 이렇게 까지 리소스를 투입할 수 없으므로 브랜드 필름을 만드는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 브랜딩 활동의 정확한 목적을 알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자. 




“브랜드 필름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입니까?” 


    정확한 목적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확하게 규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타겟을 확장해야 한다. 신제품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 핵심가치와의 연결이 부족하다. 경쟁사보다 브랜드 선호도가 떨어진다. 바이럴 요소가 부족하다 등 브랜드 필름은 마케팅 활동이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야 한다. 목적과 목표가 정확할수록 평가도 객관적으로 할 수 있다. 인기 있는 브랜드 필름이 반드시 유저확보를 많이 하는 건 아니다. 만약 유저확보가 브랜드 필름의 목적이었다면 이슈는 큰 의미가 없는 지표가 되는데 대부분의 브랜드는 이슈가 되면 성공한 브랜드 필름으로 착각하게 된다. 


    WHAT을 정했다면 다른 형식과의 비교가 필요하다. 브랜드 필름은 제작비도 많이 들고 시간과 노력도 많이 들어간다. 현재 당면한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는데 꼭 브랜드 필름이 필요한지 고민해 보자. 인스타그램 피드 한 장 또는 프로모션 이벤트가 더 효과적이고 비용도 덜 들 수 있다. 언제나 마케팅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과 스몰브랜드는 가성비를 따져 브랜딩 컨텐츠를 정해야 한다. 



    화려한 모델에, 편집기법에, 스타일리시한 음악에 속지 말자. 피드로 해결할 수 있다면 브랜드 필름은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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