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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인 Jun 01. 2017

축구하자! 작가와의 만남 에필로그

작가라서 행복합니다.

처음에는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마치 과거 일밤의 인기 코너였던 '게릴라 콘서트'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책을 홍보하고 그 책을 쓴 저자(=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이니만큼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득 눈을 가렸던 안대를 풀고 눈 앞의 팬들을 향해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스타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평소 활동하던 SNS와 메신저 그룹 채팅방에 최대한 많은 초대장을 보냈고, 수시로 몇 분이나 행사에 오실지 셈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먼저 책에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던 인터뷰이들을 초빙하고 가까운 지인들을 모시는 것으로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토요일의 이른 오후, 그것도 교통편이 용이하지 않은 곳에 흔쾌히 들러주시겠다고 하는 그분들의 언약은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란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최대 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서점의 공간을 더 많은 분들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곧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행사를 이틀 정도 앞두었을 때쯤, 저는 제가 해왔던 셈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셈의 결과로 얻은 숫자가 적어서도, 또 많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과연 나는 왜 이 책을 썼는가?'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부끄러워졌습니다.


긴장되고 행복했던 작가와의 만남 리허설


지난 2017년 5월 27일 토요일 오후 한 시. 북바이북 상암점에서 브런치북 프로젝트 #3를 통해 출간하게 된 제 책 축구하자!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번 작가와의 만남은 책에는 담겨 있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와 이 책을 쓴 저자인 저 이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오키나와 여행 당시 들이닥친 태풍 고니 덕분에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친구들을 시작으로, 가족, 대학교 동기, 고향 친구들을 비롯한 여러 분들이 차례로 서점을 찾아 주셨습니다. 축하한다는 말과 꽃다발을 함께 전해주는 그들의 얼굴에서는 진심 가득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서점을 찾아온 이들 중에는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 동안이나 연락이 닿지 않았던 고향 친구도 있었습니다. 상암 근처에 신혼집을 마련해 살고 있었던 그 친구는 다른 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달음에 달려와 저를 축하하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참석해주신 분들 중에는 곧 2세 출산을 앞두고 있는 부부도 있었습니다. 두 손을 꼭 잡은 채 가누기 쉽지 않은 몸을 이끌고 참석한 두 분의 모습은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 행사에 과연 몇 분이 오셨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저에게 주어진 1시간 30분 동안 오신 분들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짐과 함께 마이크의 볼륨을 켰습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축구하자! 작가와의 만남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감히 자평합니다. 무엇보다 축구하자!를 통해 '땀 냄새나는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저의 초심을 다시 일깨워주신 많은 분들께 거듭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부디 자리를 빛내주신 스무 명 남짓의 참석자 여러분께도 의미 있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90분이 되셨기를 희망합니다.


축구하자!는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딘가 어설프고,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저마다 즐거움을 좇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무언가에 몰두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책입니다.


세상에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진심을 담은 축하를 건네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바쁜 걸음을 하셨을 모든 분들의 마음이야말로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겸손하게 그리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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