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일기

목이 아프다는 것은 이해받았다는 것

2019년 4월 8일

by 제인

중국에서 일하는 친구가 서울에 왔다. 둘 다 사춘기 때도, 대학생 때도 겪지 않았던 인생의 질풍노도기를 지나는 중이라 서로의 고민을 터놓는 상대가 되어주는 매일이었다. 그래 봤자 답은 나오지 않고 이미 정해져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던 것을 버리고 나와서 새로운 것을 시작한 나와 곧 다른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 친구의 대화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든 건지, 우리만 힘든 건지, 우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기준이 높은 건지, 다들 쉽게 사는데 어렵게 사는 건 우리뿐인 건지에 대해 쉴 틈 없이 이야기하다 보니 벌써 시간은 11시가 되어 있었다. 갑자기 목이 너무 아파왔다. 얼마나 떠들어댔던지 목이 다 아파서 서로 마주 보고 웃음이 터졌다. 그간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쌓아 두고만 있었던 건지.


긴 이야기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짧은 위로도 필요한 법이다. 주절거린 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우린 참 쉽게도 위로받는다. 내 목이 이다지도 아픈 이유는, 내가 이해받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