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제인가 아주 감동적인 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에서 실험을 했어요.
학생들이 사방 30센티미터의 나무통에 보리를 한 톨 심은 거예요. 여름에 싹이 터서 자랐는데 실험실에서 자란 보리가 오죽하겠어요. 보리 몇 알이 겨우 열렸을 뿐 빈약하고 형편없었죠.
그런데 학생들이 통을 깨고 보리의 뿌리 길이를 재봤더니 자그마치 11,200킬로미터가 되는 겁니다. 서울과 부산 사이 왕복 8백 킬로미터를 열네 번이나 오가는 거리예요.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보리는 그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증거입니다. 학생들이 종일 실험을 하느라 공기는 퀴퀴하고 환기도 잘 안 됐을 거란 말이죠. 그런데도 보리는 기어코 열매를 맺으려고 잔뿌리를 구석구석 내려서 수분과 영양을 최대한 흡수했다는 거예요.
그 보리는 부잣집의 널찍한 정원에 핀 장미를 시샘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자신의 존재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거죠.
그런데 누가 그 보리를 보고 "야, 너는 왜 이렇게 형편없냐?"는 소리를 할 수 있겠어요?
-어느 책에 나와있는 글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