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일기 7

1> 2.5단계 아이들과 집콕 첫날.
집에만 있는데 얼굴이 심하게 건조해 얼굴에 크림 듬뿍, 물도 2리터 이상 마셨다. 조금 나아진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당긴다. 물을 매일 2리터 이상 마셔야겠다.

2> 어제 헬스 트레이너 선생님과 대화를 나눴는데, 여자 회원 한분을 다른 여선생님한테 넘겼다고 한다. 여회원이 자기 남친에게 남자트레이너랑 운동하는 것을 들킨 것이다.


나도 일전에 신랑이 내 트레이너가 남자냐고 물은 적이 있어서 여자라고 했었다. 그런데 여선생님과 2년 가까이 수업하다가 한달 전에 여선생님이 관두시면서 남선생님으로 바뀌었다.


워낙 훈남이신데다 매너도 좋으셔서 여선생님 때보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여선생님 때는 겨울에 수면바지 입고 센터에 갔는데 올겨울엔 그렇게 새트레이닝복을 많이 사게 된다. 나도 신랑에게 들키지 않길 바란다.

3> 2.5단계로 유치원이 삼주간 휴원인데 집에서 아이 노는 사진을 유치원 카페에 올리라고 하셨다. 그나마 가장 깨끗한 방에서 아이를 갑자기 놀리게 한 후 여기 좀 봐~^^ 하면서 갑자기 사진을 찍는다. 최대한 옆 지저분한 것이 보이질 않게 각도를 잡는다.


아이 사진을 올리고, 다른 아이들 사진을 봤는데 다들 집도 깨끗하고 아이들도 무슨 놀이활동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이제 그런 것을 보고 나는 왜 이러지 라던가 내 아이도 이래야 될텐데 라는 조바심이나 불안감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내가 할 수 있는만큼 내 걸음으로 가는게 부끄럽지 않다. 남들은 '너는 마땅히 부끄러워야만 해.'라는 암시를 주더라도 나는 내 걸음으로, 이제는 정말 내가 내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내 아이들도 너

희 자신이 되길 바란다.


내가 되고 너가 되는 것은 너무나 모호하고 그게 어떤 의미인지도 사실 모르지만, 내 걸음으로, 너 걸음으로 가는 것. 그리고 우리가 오늘 하루 서로 가시를 세우며 미워하기 보다는, 서로 한번 더 웃고, 응원해주고, 서로가 있어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4> 유병재의 <말장난>이라는 삼행시집을 읽고 있는데 가장 맘에 드는 삼행시는

희: 희미하게 보이는

망: 망해도 괜찮을 거라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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