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게티

by 메가스포어 megaspore

설거지 하고 있는데 5살 아들이 혼자 티비를 보다가 박장대소를 하는 걸 들었다.


평소에 티비에 별 흥미를 못 느끼던 아이인데 무슨 재밌는 내용이 나왔나 보니 유튜브에서 "짜~짜~짜~짜~파게티!"란 내용이 나온걸 보고 그렇게 박장대소를 했던 것이다.


사실 웃긴 내용이 전~혀 아니지만 아들은 평소 엄마가 요리가 귀찮은 나머지 짜파게티를 자주 끓여준 추억이 있었고 자기에게 친숙한 짜파게티가 조금 다른 자기가 생각지 못한 다른 리듬으로 그 단어가 나오니 너무 즐겁고 반가웠던 것이다.


짜짜짜짜 짜~파게티 자체에 재미가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자기가 그 대상에 추억이 있었고 그래서 남들은 반응하지 않을 것에도 더 격하게 반응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저러한 것을 새로 접해야 하고 또 그래서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의 추억은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즐거움으로 연결된다.


세상은 허무하지만 나와 그것을 알아가고 연결해서 우리 사이에 추억이 생긴다면, 우리도 똑같은 세상에서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낙엽만 밟아도 까르르 웃는다는 감수성을 우리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한테 세상은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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