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예쁘세요

by 메가스포어 megaspore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렸는데 새벽에 어떤 분한테서 댓글이 달렸다. 잠을 자지 않고 있던 나는 바로 댓글을 달았는데 이 분이 본인이 어떠한 고민이 있는데 대답을 해달라는 거였다. 그런데 지금 바로 (새벽에) 해달라는 거였다..


그때부터 뭔가 나의 경계의식이 발동했다. "음.... 뭔가 이상한데....."


본인이 생각하는 운명에 관한 생각도 해주시고 (이상한 사람인가 했는데 듣다 보니 (댓글을 읽다보니) 엄청난 철학적 깊이(!)가 있는 분 같았다) 본인의 운명에 대한 생각을 나의 책에 나중에 꼭 실어달라고 부탁도 하셨다.(죄송해요, 운명에 대한 말씀 좋았던 기억만 있고 다 잊어버렸어요..)


이 분이 처음부터 운명에 관한 철학적 얘길 하시던 건 아니었고 처음엔 본인이 여드름으로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으며 살았는지를 얘기하시다가 나중엔 그 말씀이 발전이 되어 운명은 어떤 것인가를 얘기하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에 여드름에 대한 얘기를 하시면서 그 새벽에 내 생각을 바로 얘기해달라 해서 이상한 사람인줄 알고 경계했는데 철학자 못지 않은 운명에 관한 말로 나의 생각을 넓혀주시더니 마지막엔 자신의 사진을 투척하셨다. (이게 저인데 어때요? 못생겼나요?" )


솔직히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못생기지 않았고 그냥 평범했다. (신랑 사촌형 와이프처럼 생겼다) 그래서 "눈이 예쁘세요!" 라고 댓글을 달았더니 사진과 우리가 대화 나눈 댓글을 다 지우겠다고 하시며 그 뒤론 그 분(의 댓글)을 본 적은 없다.


첨에 그 분이 급박하게 지금 당장 새벽에 자신에게 댓글을 달아달라 했을 때 나의 경계심에 불이 들어왔고 이상한 사람 같다고 생각했던 그 분으로부터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운명에 대한 좋은 얘기를 들었고(그 분은 운명은 정해진 것 같다는 주의셨다)


마지막에 내가 그 분에게 좋은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눈이 예쁘세요^^) 그 분은 나에게 기회를 주셨다. 내 생각을 넓혀주시고 내가 누구에게 힘이 될 수 있는(눈이 예쁘단 한마디의 내 손가락 놀림으로 난 좋은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뿌듯함이 들었다) 기회를 주신 것이다. 이상한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그분은 나로 인해서(눈이 예쁘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힘을 내시며 이제는 여드름 걱정 없이 살고 계실까? 운명은 정해진 것 같다는 말씀대로 운명대로 살고 계실까?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일지라도 언제 어디서든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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