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위에서 춤추는 아줌마

by 메가스포어 megaspore

몇년전 누군가 카톡으로 어떤 영상을 보내줬는데, 어떤 아줌마가 아저씨들이랑 싸우다가 갑자기 옷을 다 벗더니 머리에 꽃을 꽂은 분처럼 막 웃으면서 막춤을 추시는 것이 아닌가..


그걸 본 아저씨 두사람(아저씨가 조폭처럼 인상이 안 좋았다)이 낄낄 비웃으며(당황한다기보다 뭐 저런 미친 女이 다 있어 이런 느낌) 바라보고 그 살집이 있으셨던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가리지 않은 채 트럭인가? 그런 데 올라가서 춤을 추는 영상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영상을 내가 좀 어렸을 때 봤으면 충격이었을 것 같다. 저 아줌마 좀 이상한(머리에 꽃 꽂은) 아줌마인가.... 무서워.... 이 세상은 참 알 수 없는 곳이야... 라고 생각을 했을텐데 이미 커버린 나는 이상하게도 그 아줌마가 좀 이해(!)가 되었다.


그냥.. 지금은 나도 그 아줌마 비슷한 나이가 되어 정신적 방황을 덜 하지만, 어느 시점에는 도무지 못난 내 자신도 싫고 남도 싫고 왜 살아야 하는지 사람들은 왜 저리 다 차가운 것인지 이런 것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마 딱 그 방황의 시기에 누군가 날 자극하고 날 비웃고 날 분노케 만들었다면 나도 이 세상에 저주를 퍼붓진 못해도 누굴 죽이지도 못하는 평화(?)의 방법으로 나를 짓이기는 옷을 다 벗어버리고 나의 두툼한 살집을 다 내놓은 채 하하~ 웃으면서 나를 비웃는 사람들을 향해 춤추는 일이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일어난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근데 이 글의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한테 연민을 갖자도 아니고, 내가 저 처지가 되지 않은 것에 감사를 하자도 아니다.


그냥 아무리 이상해보이는 사람의 모습도 사실 내 안에 있(을 확률이 높)고, 적어도 그 춤추던 아줌마를 비웃는 사람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누군가에게 일어난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그냥.. 세상이나 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 섣불리 흑백으로 판단하지 말자.. 그것만 해도 충분하다.. 그를 악으로 몰아세운다고 내가 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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