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에 엄마랑 아이들이랑 놀러갔는데 어떤 커플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근데 커플 중 여자분이 고도 비만이셨다. 남자분은 통통한 체형이었다.
두분은 사귄지 얼마 안되셨는지 엄청나게 스윗했다. 사진 찍을 때 예쁘게 입맞춤하는 포즈를 취하곤 하셨다.. 근데 난 그분들이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셨을 때부터 표시는 안 냈지만 안절부절 못했다.
여자분이 고도 비만임을 알고 나서부터는 내가 과도하게 친절을 가장(!)했던 것이다. 혹여나 내가 살짝의 무표정이나 살짝의 나의 어떤 그분에 대한 눈빛이 그분들에게 상처를 줄까봐 나는 갑자기 심하게 친절한 세상 밝은 사진사가 되어 뽀뽀하는 포즈를 취하고 계시는 그분들을 찍기 시작했다.
그분들은 또 우리 엄마와 내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안 찍어줘도 된다고 하는데도 굳이 찍어주신다고 하셨고 또 한장도 아니고 여러장을 계속 너무 과도하게 친절하게 찍어주시는 것이었다.....
옆을 보니 편견에 가득찬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이 순간만큼은 저들에게 어떠한 상처도 주면 안된다는 결심을 한 사람처럼 그 어색한 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그분들은 과도하게 사랑을 마음껏 표현했다.(과도한 것처럼 나는 느꼈을 것이다.) 나는 과도하게 친절을 행사했다.
무사히 어색한 사진 타임이 끝나고 (그 커플은 내 아이에게도 너무나 스윗하게, 과도하게 스윗하게 다정하게 대했다) 그 커플이 드디어 우리 곁을 떠나자 엄마가 하신 말씀: "저런 여자랑 다니고 싶을까?"
음.... 70평생을 미용을 하시며 본인 가꾸기를 소홀히 하지 않으셨던 엄마는, 막내딸이 안 꾸미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시는, 게으른 사람이나 살찐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그들이 아주 멀리 가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들이 얼마나 서로에게 스윗했는지, 우리 아이에게 얼마나 다정했는지 상관없이 말이다.
나는 사실 말해서 그들이 불편했다. 그들이 불편한 내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친절로 내속마음을 가렸던 것이다. 나의 사소한 표정이 그들에게 상처 줄까봐 전전긍긍했다. 이미 그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들로 결론 내렸던 것이다..
살 찐 사람들을 왜 싫어하고 욕할까? 그들이 나에게 무슨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도....
나의 위선을 그들이 알아채지 못했고, 그들이 떠나가자마자 한 엄마의 가차없는 말을 그들이 못 들었다면, 우리가 그들의 사랑을 예쁘게 봐주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좋겠다.
어떤 사람은 외모에서, 돈에서, 지위에서 권리를 갖는다. 어떤 사람은 누구보다 못한 대접을 받아 마땅한 사람처럼 대접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옷을 차려입고 세련되게 말하려고 하고 지위를 가지려고 한다.
내가 내 모습대로 있으면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기를 쓰고 사회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애쓰며 살게 되는 것이다.
사회가 원하는 최소한의 외모, 학벌, 지위, 돈 등을 갖추기 위해 내 기쁨도 다른 사람이 허락해주어야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들이 뽀뽀하는 모습이 마냥 예쁘기보다는 좀 안쓰러워보인 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 것일까?
내 아들이 나중에 그 여자분과 같은 고도 비만 여성하고 사랑에 빠진다면 난 어떻게 반응할까?
어떤 사람은 받들고, 어떤 사람은 함부로 생각하고 이런 극단적인 태도는 나를 그 가치에 얽매이게 만든다.
그 커플이 계속 예쁘게 뽀뽀하는 사진을 부탁하고 다녔으면 좋겠고, 편견에 가득 찬 말을 거침없이 하는 엄마를 내가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다 살아온 인생이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