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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가스포어 megaspore Feb 22. 2023

별 거 없어서 안심된다


사람들하고 가끔 어울리는데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이 어울릴 때 정말 별거 없다는 것.


별거 없음에, 그 무탈함에,


내가 깜짝 놀라게 된다는 것.


너무 별거 없어서 난 무언가 특별한 것을 찾고, 특별한 화제거리, 특별한 관심, 특별한 친절을 애써 생각해내고 꾸며내려 하지만,


우리는 사실 같이 있음으로 그 안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것.


같이 있다는 것, 같이 어울리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는 것.


너의 존재가 나한테 엄청나듯이,


어쩌면 내 존재도 조금은 괜찮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엄청날수도 있다는 것.


특별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게 그저 오늘도 내 옆을 지나가주고, 나에게 문자 메시지를 남겨주고,


한번 더 웃어주고, 너와 내가 오늘도 여기에 있음을 알아준다면,


그 느낌이 굳건하다면,


우리라는 것이 더이상 불안하지 않다면,


우리는 그 느낌을 붙잡고 오늘을 걷고,


오늘의 발자국이 내일을 만든다.


지금 이 상태가 괜찮아야,


더 나은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이 자체로도 충분하다.


부족한 것도 부족한 자체로 의미가 있고,


거기에서 무언가 다른 긍정적인 것도 생산해낸다.


어떤 하나는 한가지 양상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보는 우리의 눈이다.


냉소적인 태도는 우리의 상처를 보호해주는 보호막이었겠지만, 상처가 어느정도 나았으면 밴드는 이제 떼야 한다.


늘 간지럽고 빨개지는 우리의 마음은 어쩌면 우리가 상처를 보호하려고 막아놓은 바로 그것 때문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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