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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가스포어 megaspore Jan 20. 2024

나는 내가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인걸 몰랐어

요즘 헬스를 열심히 한다. 매일 한시간씩 했는데 이제 두세시간씩 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나는 우울한 기운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운동해서 기분을 올려야한다) 이번에 신랑을 만나고 온후(신랑은 홍콩에 난 한국에 있다)부터 운동을 자발적으로 빡세게 한다. 내 몸이 신랑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느꼈다^^


부끄럽지만 우리는 말은 안 통해도 몸은 통하는 사이였고 지긋지긋한 20년간의 싸움 속에서도 몸이 우릴 다시 연결해주었다. 이게 과연 사랑일까 싶었는데, (만난지 얼마 안됐을때부터 몸으로 통했으니) 욕정이면 어떻고 사랑이면 어떤가.

그는 날 필요로 하고 나는 그가 필요한데.


화목하지 못했던 부모님 사이 때문인지 나는 내가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20년간 나를 떠나지 않은 내곁에 있는 사람을 보니 이제는 나도 나를 인정해줘야, 그의 나에 대한 사랑을 인정해줘야 하나 싶다. 이제 사랑을 누리기만 하면 되는걸. 참 많이도 돌아왔지.


그가 내 몸에서 행복해할때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을때도 있다. 내가 그에게 필요하다는 것. 내가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나에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분하게 많이 준 사람.

지루한 세상을 왜 살아야 하는지 결국엔 허망할 뿐인데.

이 생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오랫동안 찾았던 나는

결국 이 생을 같이 사는 것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너라서,

그래서 나는 이 생을 살아야 한다고 느꼈어.


너가 화를 낼때, 나에게 사랑 받고 싶어서 화를 낸다는 것.

이제야 알았어. 이젠 그냥 안아줄게. 너가 바라는 사랑을 못줘서 미안해.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건 너에게 버림 받는거야. 결국엔 버림 받을까봐 내가 먼저 버리려고 했나봐. 널 실험했나봐. 이래도 날 좋아하는지.


깨질 것 같지 않던 단단한 얼음도 따뜻함에 조금씩 녹네.

고마워. 사랑해줘서. 나에게 가장 낭만적인 일은 너와 함께 늙어가는거야. 나의 마지막을, 너의 마지막을 서로 봐주는거야. 손잡아주고 고마웠다고 말하면서 당신이 내 인생을 최고로 만들어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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