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전한 이유

예쁘지 않아서

결혼 전부터 나는 기회만 생기면 다른 이성과 썸 비슷한 기분을 즐겼던 것 같다. 인기가 없으니 자주는 아니어도 그래도 결혼 후에도 종종 그런 기분을 찾아내고 즐겼던 것 같다.


결혼 후에 다른 이성 때문에 울어도 보고 포옹도 해보고 한편으로는 그가 나에게 매달리지 않고 잠시 연애 기분만 즐기고 깔끔하게 나에게서 떨어져준다는 것에 안도하고..다행히(?)내가 엄청 예쁘지 않아서 나한테 죽자사자 매달리는 정신 나간 남자는 한명도 없었으나..


가장 최근에 어떤 나이 많으신 가정이 있으신 분이 나에게 날 안고 싶고 갖고 싶다는 말씀을 하셔서 정말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 같다.. 나는 그저 연애 기분이 좋았던 것인데.. 집까지 편지도 보내시고 집앞까지 찾아오셔서 날 두리번 두리번 기다리셔서 정말 무서웠다.. 다시 찾아오면 고소하겠다는 말로 그 분은 다행히 더이상 찾아오시지 않았는데 난 또 다른 이성에게 친절히 대하며 그 사람들이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그뒤로도 했던 것 같다.


가장 최근에는 싱글이신 수영선생님께서 우박이 내린다며 영상도 보내주시고..동갑이니 친구하자고 하고 내가 아직 매력이 있어서 어딜 가서 누굴 꼬셔도 꼬실 수 있을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분이 보내신 우박 영상을 받고 나서부터 수영을 나가지 않았고 그뒤로는 별일이 없는데... 신랑하고도 잘 지내고 있고..


나는 선만 안 넘으면 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신랑한테 진짜 미안한 행동만 안 하면 된다고. 나는 선을 안 넘고 있다고.


그런데 신랑은 그동안 나 외에 다른 이성에게는 눈을 안 돌렸는지 알 수는 없지만 선만 안 넘으면 된다는 내 생각이 참 비겁했던 것 같다. 조금만 딱 안전할 수준까지만 즐기고 싶었던 나.


내가 다행히 별로 예쁘질 않아서 그동안 안전했던거지 아주 어디서 큰일날 사람이다. 왜 한사람에게 만족을 못 할까. 과분한 사람이 내 사람인데. 지금도 이런 저런 상상은 많이 하는데 이제는 다른 건전한 건설적인 목표나 취미를 가져야 할텐데.


역설적이게도 나를 지금까지 지켜줬던 건 그리 뛰어나지 않은 나의 외모!!라니 ㅋㅋㅋㅋ 삶은 여러모로 희안하게 공평한가보다..... 내가 예뻤으면 인생이 달랐을까 생각했었는데 나쁜 쪽으로 달라졌을수도 있지.. 딱 한사람만 나에게 넘어오는 딱 이 정도의 더도 덜도 아닌 외모에 감사하게 되는 나이 40대인 것이다.


남들이 버린 것에서 행복을 찾자.

아무도 내 행복을 뺏을 수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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