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예준이는 13살, 종혁이는 11살.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도 들어먹지 않는 아들.
숙제 좀 먼저 하고 놀라고 해도 대답만 '네'하고 움직이질 않는다.
빽 소리를 질러 앉혀놨더니 툴툴거리고 입을 댓 발 내민다.
저런 기분으로 숙제가 되겠나 싶어 종혁이를 요가 매트에 앉혔다.
"오늘 요가 수업 시간에 배운 호흡법 알려줄게 따라 해 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해주신 말이 생각나 종혁이한테도 알려주고 싶었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내 몸에 호흡을 불어넣습니다.
저 밑에서부터 숨을 채워 가슴을 크게 넓혀줍니다.
가슴이 넓어지는 만큼 마음도 넓어질 것입니다."
쓰읍~
몇 번을 따라 하더니 묻는다.
"엄마, 이제 마음이 좀 넓어졌어요?"
"응, 나는 원래 넓었지. 쓰읍~"
짜증 낸 게 누군데 나한테 마음이 넓어졌냐고 묻는 건가 싶었다.
"아직 멀었네. 엄마는 요가를 매일 가야 할 것 같아요.
일주일에 두 번 해서 언제 마음이 넓어지겠어요. 쓰읍~"
헐, 자기가 짜증 낸 건 나 때문이란다. 자꾸 숙제를 시켜서.
"그래... 그럴까? 한 번 생각해 볼게."
끙!
'참자, 참어. 쓰읍~~~~~~~~~~~~마음을 넓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