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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Sep 05. 2022

사랑의 대화

예준이는 학원에 가고, 종혁이는 식탁에 앉아 숙제를 했다. 수학 익힘을 제시간에 다 못 풀어서 가지고 왔단다. 나는 종혁이가 잘 풀고 있는지 마주 앉아서 보고 있었다. 종혁이는 연필 잡은 오른손에 힘을 꾹꾹 줘가며 야무지게 문제를 풀었다. 그 모습이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다.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물었다.

  

"엄마, 엄마는 우리가 그렇게 좋아?

 왜 그렇게 좋아? 

 엄마 말을 안들을 때도 많고...

 그냥, 엄마가 우릴 낳긴 했지만, 

 엄마랑 우린 분리되어있는 거잖아. 

 엄마도 먹고 싶을 텐데 참고 우리 주고,

 우리가 코로나 걸려도 옆에서 같이 자고, 안아주고, 

 어떻게 그렇게 까지 좋아할 수 있지?

 나도 나중에 아빠가 되면 그럴까? 

 아, 엄마는 우리 낳기 전에 그런 거 배우는 학원에 다닌 거 아냐?

 자식을 반드시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학원.

 또 요리할 때 뜨거운 것도 잘 잡고, 차가운 것도 잘 참는 걸 가르쳐주는 학원.

 엄마가 되자마자 그렇게 되는 건 아닐 거 아냐?

 이렇게 엄마가 우릴 많이 좋아해 주는 게 신기해.

 뭐, 어쨌든 나도 엄마를 사랑하지만.



아들, 고마워. 엄마 사랑을 알아줘서.  

매일 화만 내는 엄마로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엄마가 너희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는 

나중에 아빠가 되면 알 거야.

그저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럽고 

너희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걸.  

또, 이렇게 입을 앙 다물고 야무지게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도 받는다는 걸.

뭐, 어쨌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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