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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Dec 30. 2022

[오늘을 남기다] 걱정도 졸업하자

쭈니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정말 오늘이 오긴 오는구나 싶을 만큼 기분이 이상했다. 

학교는 코로나 이후로 2년 만에 대면 졸업식을 한다고 참석 인원을 제한했다. 한 가구에 2명만 참석해달라고 했다. 

조금 서운하긴 했지만 대면으로 행사를 해주는 거에 감사해야 했다. 

아이들이 난타 공연도 준비하고 *립덥 영상 찍어 보여주었다. 

립덥에 데프콘의 '힙합 유치원'을 덧씌웠다. 아이들의 개구진 모습과 노랫말이 잘 어울려 보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가사 한 구절이 코끝을 때렸다.

"난 이담에 커서 어떤 어른이 될까요

친구와 함께 매일 고민을 해봤죠

미끄럼 타고 그네도 타고 물장구치고 싶은데

왜 우리 엄만 늘 내 걱정만 하는지"

그러게. 왜 엄마는 늘 자식 걱정만 할까. 

분명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야무진 걸 알면서도 뭘 걱정하는 걸까. 

저렇게 잘하고 있는데 말이다. 

어쩌면 내 욕심이 채워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고마웠다.

너의 미래를 그만 걱정하고 지켜봐 주겠다고 말해...

줬어야 했는데... 아직 못했다.

그 말에 80% 진심이 담길 때 꼭 말해줘야지. 

80%를 담는 건 아이의 몫이 아니라 나의 몫!

그만큼을 담을 마음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나머지 20%! 엄마만이 할 수 있는 걱정은 포기 못한다. 

  

아들, 교복을 입고 첫 등교를 하기 전에 꼭 말해 줄게~!


*립덥 : 뮤직비디오에 나온 유명 가수의 입술 움직임과 음성에 일치시킨 동영상을 찍은 뒤 원래 노래를 덧씌워 다시 녹화하는 놀이. ‘립싱크(lib sync)’와 ‘더빙(dubbing)’을 합친 말로 세계 젊은이 사이에 크게 유행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립덥 [lib dub] (최신 ICT 시사상식,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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