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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남기다] 패드가 고장 났다

by 써니

4~5년 전에 산

내 아이패드가 고장 났다.

내가 그림 그릴 때 쓰고,

아들들이 넷플렉스, 디즈니플러스 볼 때 쓰고,

아들이 화상영어 할 때 쓰고,

또 아들이 게임할 때 쓰던

내 아이패드가 고장 났다.

내 아이패드를 자기들 것처럼 쓰던 아들들이

나보다 더 걱정이 크다.

"아, 엄마 이제 그림 못 그리겠네. 아, 어떻게 하지..."

"형, 전 재산 얼마야?"

"난 15만 원. 넌 얼마나?"

"난 12만 원. 우리 둘이 돈 합쳐서 당근에서 하나 사 주자."

"야, 그럼 내가 손해지. 난 15만 원이고, 넌 12만 원이잖아."

"그럼 형아도 12만 원만 내."

세뱃돈 받은 걸 탈탈 털어서 당장 사줄 태세였다.

"그런데, 꼴랑 24만 원으로 아이패드 중고를 살 수 있을까?"

당근 앱을 열어 휘리릭 넘겨보는 아들들.

"난 게임만 하면 되니까. 그런 거 있을걸?"

"나도 뭐."

아들들은 내 아이패드,

그림 그릴 수 있는 아이패드를 사주겠다는 게 아니었다.

자기들이 쓸 아이패드를 사겠다는 거였다.

"아들들 됐거든. 내가 알아서 할게. 아빠가 고쳐준다고 했어."

"그래요? 언제? 빨리 고쳐야 할 텐데."

"몰라, 언젠가 고쳐주실거야. 으앙."

결국

당분간 그림을 못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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