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세계신기록 보유자
2016년 8월 28일 일요일 20시 10분경 남포동 광복로.
우리에겐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배영 200m 세계신기록 보유자'라고 잘 알려진 <김진호> 군과 만났다.
나는 우산을 쓰고 한 손에는 짐을 들고 있었다. 무턱대고 김진호군은 악수를 권했다. 오른손 왼손 번갈아가며 악수를 했다. 그러고는 하이파이브를 해달란다. 해주고 나니 오른쪽 왼쪽 허그를 하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갑자기 있었던 일이라 당황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문뜩 김진호군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KBS 다큐멘터리와 MBC '일반-진호야 사랑해'에 출현하여 한때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누렸던 화제의 인물.
지금은 카페 사장으로 변신하여 세상을 향해 겨우 기지개를 켜고 있단다.
김진호 씨(30)는 지적장애인이다. 더 쉽게 말하면 자폐성 장애인이다. 그런 그가 장애인 비장애인을 통들어 국내에서 유일한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수영은 진호가 자폐의 딱딱한 껍질을 벗고 나오는 물꼬였다. 자폐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반복된 훈편을 실시하다가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활동하게 되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 유현경씨는 은퇴의 의미도 모르는 진호에게 사는 목적을 뚜렷이 심어주기 위해 카페를 설립했다며, 카페의 명함도 아들 이름으로 해줬다고 말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나누기를 좋아하는 진호의 성격과 커피를 만드는 반복된 연습이 수영과 적합하여 카페를 개설했다고 한다.
1986년 진호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유복한 의사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돌이 될 때까지만 해도 진호는 부모에게 커다란 축복이었다.
또래끼리 소통은 커녕 말도 안하고 눈 맞춤도 안하는거에요. 이상한 괴성을 지르고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혼자서 외톨이처럼 놀았다고 한다. 그저 발달이 늦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32개월 될 때, 대학병원에서 자폐적 성향이 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치료와 재활에 사활을 걸고 쫒아 다녔단다. 호전되는 기미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집에서 사소한 습관부터 읽고 쓰기를 반복하여 가르쳤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따라가지 못해 42일 만에 그만 두었다. 엄마는 진호와의 사투보다 주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따가운 시선이 더 견디기가 힘들었단다.
진호가 물을 좋아하고, 수영을 무척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치료 차원에서 수영을 시켰다.
엄마는 진호 뒷바라지를 위해 눈물로 꽃을 피웠다. 매일 기도했다. 5학년이 되어 수영부에 들어갔다. 어머니는 탈의실 사용법, 소지품관리, 수영장에서 예절 등을 매일 비디오로 촬영하여 진호에게 개선점을 보여줬다. 아이를 위해 자진해서 수영부 총무를 맡아 연습장과 시합장을 가리지 않고 동행했다. 6학년때부터 진호는 경기도 수영대회에서 입상하기 시작했다.
진호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했는데 부산체고에서 감독과 교장이 이를 알아보고 선뜻 특기생으로 받겠다고 했다. 집은 서울이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수원에서 다니고, 다시 부산의 체육고에 보내려니 답답했지만, 과감히 선택했단다. 진호를 위해 부산으로 연고지를 바꿨다.
2005년 9월 체코 세계장애인수영대회 배영 200m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땄다.
2007년 8월 벨기에 세계정신지체 수영선수권대회 배영 200m 금메달 땄다.
2009년 9월 체코 국제지적장애인경기연맹 글로벌게임 세계신기록 갱신 금메달 땄다.
2012년 5월 미국 신시내티 세계장애인수영대회 배영 200m, 배영 100m, 자유형 200m 각각 1위 패럴림픽출전권 획득
엄마는 아들이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고 나이도 고려하여 은퇴시켰다.
수영은 진호에게 삶이자, 신앙이었다. 지금은 사회에 나가 일반인과 함께 어울려 생활을 하고, 스스로 길을 찾고 있다. 처음에 카페를 시작할 때 진호군은 엄마를 밖으로 끌고나가 따귀를 때려 안경이 깨지기도 했단다. 그래도 엄마는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다. " 진호가 어릴 때 이상한 행동을 하면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배드민턴 채로 사정없이 때리고 심지어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발로 밟고 손찌검을 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모질게 키우기 위해 제가 했던 행동을 떠올리며 지금은 하나씩 결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단다. 자식은 포기가 안된다고. 철야예배를 기쁨으로 드리고 와서 진호가 이상한 행동을 취하며ㄴ 차라리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수 십번도 더 했다며, 어느 날, "네가 진호를 진심으로 사랑하느냐"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대성통곡을 하며 회개했단다. 그때부터 내가 바뀌어야 진호가 바뀐다는 것을 깨닫고 기쁨이 뭔지 알았다고 한다.
나는 진호보다 더 건강하고 더 많은 것을 가졌는데 진호의 삶 앞에서는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진호 어머니 어떤 분이신지 무척 궁금하다. 어머니를 만나러 카페에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