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이 생후 90일을 지나며
"신생아의 속사정" 글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을 때, 육아 선배인 언니가 100일의 기적이 있겠냐라고 했었다. 아.. 없구나 하고 처음엔 반신반의했었는데, 어느새 90일을 지나온 지금, 나에게는 이 시간이 이미 작은 기적처럼 느껴진다.
아기가 생후 20~30일 무렵이었을 때, 나는 정말 힘들었다. 모든 산모들이 그럴 것이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실전 육아가 시작되고, 약해진 체력에다가 수유·유축·잠 부족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수유를 하면 바로 트림을 시켜야 하고, 트림을 했다고 안심하면 또 수유 시간이 다가오고…
유축도 해야하지, 잠은 두세 시간마다 끊기고, 몸과 마음이 늘 긴장 상태.
호르몬 탓에다가 기력이 없으니 우울감도 문득 문득 찾아왔다. 뭘 해도 즐거움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
그러다 아기도 성장하고, 나도 성장하면서 점점 90일이 되니, 조금씩 변화가 크게 느껴졌다.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진 건 아니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작은 변화들이 켜켜이 쌓여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다 준 것 같다.
트림은 이제 거의 자동으로 척척 나오고, 하루 7~8회 먹던 분유는 5회로 안정됐다. 밤에는 열 시간 넘게 푹 자주는 날도 늘어났고, 나 역시 자연분만으로 지친 몸이 아주 많이 회복되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이 돌아왔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아기에게 “혼잣말인가?” 싶던 순간들이 이제는 서로 교감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아기의 눈빛, 손짓, 작은 소리 하나가 나를 향한 마음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을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사람마다 ‘기적’을 느끼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나에게 90일은 “우리가 함께 자라온 시간”이라는 증거다.
아기의 성장 뿐 아니라 아기가 태어난 이후의 나의 삶, 나 자신의 성장까지도 느껴지는 것.
90일의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