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샛별이, 사람을 기른다는 것

by 이미진

12/02

샛별이 생후 83일


부쩍 눈에 띄게 무럭무럭 자란 샛별이


1. 요즘 샛별이의 웃는 모습을 자주 본다. 60일쯤 정도부터 무언가를 인지하면서 웃는 것 같더니 지금은 정말로 눈을 마주치고 헤헤 잘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 좋아하는 순간들도 생기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마주쳤을 때, 나에게 안겨서 거울을 볼 때, 까꿍 책을 펼쳐줬을 때, 아빠가 퇴근해서 들어와 인사를 할 때, 자기를 예뻐해주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등등


아직 이름을 불렀을 때 쳐다보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자기를 좋아하는지, 누가 엄마이고 아빠인지는 아는 것 같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게 되는 건, 내가 모르는 나의 과거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거다. 이를 테면, 나를 키울 때 우리 엄마아빠도 이랬겠지? 나도 아기 때는 이런 행동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


2. 지금까지의 육아 과정 중 가장 힘들었을 때는 신생아 시기를 막 벗어날 때쯤이었던 것 같다. 분유수유를 하고 있는데, 30일 쯤에는 급성장시기였던 건지 젖병의 젖꼭지의 단계가 애매했다. S를 써도 힘들어하고, SS를 써도 한 시간 넘게 분유를 먹었다. 그러다 M으로 바꿔보았는데 처음에는 또 괜찮더니 다시 힘들어하는 상태가 되기도 하고, 트림도 잘 하지 못했다.


어느덧 이제는 스스로 트림을 하거나 스스로 하지 못하더라도 토닥토닥 해주면 2,3분 내로 트림이 나오기도 한다. 점점 신체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기른다는 건 엄청난 정성과 애정이 필요한 일이다.


3. 낳은 정 보다 기른 정이 더 깊다는 말에 동감한다. 샛별이를 낳고 처음 마주했던 순간은 너무나도 신기했고 반가웠던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이 아기가 내 아기라는 생각이 온몸으로 와닿지는 못했던 것 같다. 병원에서 낳자마자 안겨주었다면 더 내 애기 같았을 것 같긴 한데, 낯선 기분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러다가 아기와 함께 하는 하루 하루가 쌓이고, 둘이서 처음 하는 것들이 많이 생기며 추억이 쌓이고, 교감을 하면서야 비로소 정말 너무 너무 소중한 내 자식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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