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앓이, 그리고 수유와의 전쟁

by 이미진

10/10


생후 27일, 샛별이에게 배앓이가 찾아왔다.


1회 수유량이 많이 먹으면 가끔 120ml, 보통은 100ml 내로 먹던 아기의 분유수유 양을 갑자기 140ml까지 늘렸더니 과식을 한 것 같다. 거기다가 조리원에 있을 때 우리가 선택해서 먹였던 분유가 아니라 병원에서 줘서 가지고 있던 분유를 먹은 지 5일쯤 되는 날이었다.


변의 색깔도 황금변이었는데, 녹변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2-3일을 변을 못 보더니, 갑자기 하루에 네 번이나 변을 보았다.

설사는 아니었지만 양이 굉장히 많았는데, 가스가 많이 차서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몸을 오징어처럼 배배꼬으며 다리를 배쪽으로 끌어당기며 울부짖는 아기의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무엇을 당장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괴로웠다.


남편과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배앓이가 안생기도록 한다는 젖병을 몇 가지 종류로 더 사서 바꿔주는 것, 젖꼭지 크기를 바꿔주는 것, 분유를 다시 바꿔주는 것, 배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배 마사지를 해주는 것, 분유가 문제인지 끊임없이 분유에 대한 후기를 검색 하는 것.

그 정도가 전부였다.


배가 불편하니 먹는 속도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20분이면 다 먹던 분유를 한 시간 동안 천천히 먹는가 하면, 먹다가 성질을 내다 그만 먹기를 반복했다. 먹다가 울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되니 또 젖꼭지 크기를 변경해야하는 건가 생각하며 젖병 젖꼭지를 종류별로 구매하러 집 앞에 있는 베이비하우스에 3일 동안 도대체 몇번이나 갔는지 모른다.


남편과 계속 답도 없는 고민을 하면서

유튜브도 보고, 스레드에서도 해결법을 찾아보고, 블로그도 찾아봤지만 배앓이는 시간이 답이라는 말 밖에 없었다.


아기가 힘들어하던 그 3일 간이 꼭 30일 같았는데,

거짓말 같게도 그 이후 오늘은 편안해 보인다.

배앓이는 정말 시간이 답이었구나 싶다.


처음 겪어보는 아기의 배앓이,

어마어마한 울음소리를 들으며 지켜보는 우리도 힘들었지만

아기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럼에도 잘 견뎌내줘서 고맙다.

어떻게든 이겨내 보려고 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됐다.


내가 힘들어할 떄, 아팠을 때,

어떻게든 해결을 해주려고 전전긍하던 우리 엄마의 마음.

그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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