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 지나간 어느 2월 초입에

by 만년필

1월이 지났다. 2월 첫 주말도 지났다.

시간은 꽤나 아쉽게도, 꽤나 부끄럽게도 지나가버렸다.


23년 하려던 일을 다 하지 못한채, 24년의 새로운 일들을 계획한다. 그럼에도 초입의 설레임이란. 새로운 해에는, 새로운 달에는 내가 해낼 수 있을거라 믿으며 발돋움하는 싱그러움이란. 일종의 망각이자 어리석음일테지만, 이러한 어리석음이 만든 나의 싱그러움이 또 시간을 빠르게 할테지.


많은 것들을 시도하며 살아가고 있고, 그러기에 또 한편으로 많은 것들을 놓아주며 살아가고 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원래 나에게 속하던 무언가를 놓아줘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달을 빼곡히 매일 다른친구들을 만나던 일상 대신 한달을 꾸준히 혼자서 시도해보아야 함을, 시간의 짬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채우던 일상 대신 더 깊숙한 나의 땀한방울로 채워야 함을.


1월이 지나가버린 2월 초입의 일요일 오전. 창밖으로 따듯한 햇살이 비치고, 옅은 바람이 분다.

나를 채우는 요리를 해먹던 주말은 지나고, 또 다시 나를 내보내기 시작하는 평일이 왔다.

2월도 지나가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행복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