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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청춘 Jul 04. 2016

흐린 날, 햇살이 그리워질 때

Brian Hughes - Brian Hughes


비가 추적추적...장마철에 어울리는 날씨다. 지난 금요일은 정말 비가 대단했다. 밤 중에 운전을 하는데 긴장이넘쳤다. 찰리 파커를 듣는 느낌이었다. 실제는 차에 알 그린CD밖에 없어서 그 끈적거리는 음악을 들으며 운전했지만.


흐린 날, 비 오는 날이 이어지니 햇살이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한 법. 그냥 비를 맞은 듯 조금은 눅눅한 감성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반주를 곁들인 점심을 먹고 나니 한번은햇살 가득한 음악을 듣는 것도 괜찮다 싶다.


그래서 선택한 음악은 기타 연주자 브라이언 휴즈. 이 연주자의 음악을들을 때마다 나는 일종의 저주를 떠올리곤 한다. 시대를 잘 못 타고 난 저주. 1955년 캐나다 앨버타 출신의 그는 뛰어난 기타 실력을 지녔다. 작곡도출중하다. 


이를 바탕으로 적잖은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독창적인 기타 연주자로는남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하필 그의 음악적 감수성이 그보다 한 해 앞서 태어난 팻 메시니와 닮았기때문이다. 그냥 팻 메시니가 좋아서 따라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그는 꾸준히 팻메시니와 유사한 음악을 해오고 있다. 게다가 흉내내기라 하기 곤란한 정도로 음악 자체는 내실 있다.


그의 마음 속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그는 자신의 연주를 펼치며 팻 메시니의 환영에 괴로워하지 않을까 싶다. 하필 왜!! 하면서. 


나 또한 처음 브라이언 휴즈의 음악을 들었을 때 어라? 이게 뭐야? 하며 약간은 황당한 웃음을 지으며 그의 연주를 들었다. 그런데 팻메시니가 기존 그룹 활동을 멈추고 새로운 밴드 활동을 하고 그와 함께 음악적으로도 변화를 거듭하면서 뒤 늦게 그의 음악이 소중해진다. 여전히 그로서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맷 메시니의 게펜 레이블 시절, 그러니까 가장 태양의 기운이 많았던 시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떠나고싶게 만드는 팻 메시니의 음악에 대한 향수를 달랜다고 할까?


특히 오늘처럼 햇살 환한 길을 달리고 싶어질 때, 팻 메시니의 이전음악을 너무나도 많이 들어서 다소 지칠 때 브라이언 휴즈의 음악은 신선한 동반자가 되어 준다.


한 곡 더! 이 곡은 차라리 오늘 같은 날 들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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