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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롱 Nov 05. 2015

#0_서울 상경 D-DAY 111

서울 상경 111일 전 속마음

2016년 03월 01일



나의 계획이  맞아떨어진다면,  2016년 3월 1일 아침,  나는 분명 아주 저렴한 남부터미널로 향하는 일반버스 안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은 체 수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새학기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이고, 마치 신이 설정을 해놓은 듯 빠름으로 도배되어있는 서울에서의 생활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4년 전 이제 막 졸업하고 20살이었던 아이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서울로 올라갈 땐 무언가 다를 것이다. 


날씨는 더웠지만 고즈넉한 여유를 즐겼던 순천만공원 갈대밭(2015.08)


후회할까봐 여행을 조금씩 다녔다.




서울에서의 생활은 정말 바쁘다. 특히 자취생의 경우 더더욱 바쁠 수밖에 없다. 집에서 받아온 부모님의 도움을 벗어나 속옷 한 장부터 방청소까지 모두 나 자신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3년 전 적어도 서울에서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을 만큼 정말 열심히 살았었다. 너무 열심히 살았기에, 여유가 없었고 민망스럽게도 서울생활 2년 동안 한강을 딱 한 번밖에 못 가봤었다. 그 후회의 여파일까 고향에 내려와 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을 통해 전북 이곳저곳을 돌아다녔고, 최근에는 혼자서 전남과 경북을 돌고 이제 제주도를 여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전 찍은 아빠의 뒷모습, 난 정말 아빠를 많이 닮았다.




내색은 안 해도 가족의 빈자리는 크다


21살에서 22살로 넘어가는 겨울, 봄이 오기 전 엄청난 추위가 서울을 덮쳤었다. 부모님께 말씀은 안 드렸었지만 시간이 지났고 마침 엄마도 내 브런치글을 구독 중이기에 솔직한 마음을 적어본다.  기억으론 그때 당시 서울의 최저온도가 영하 10도 이하였던 걸로 기억한다. 고등학교 시절, 신종플루도 이겨낸 내가 독감에 걸렸다. 열은 38도에서 39도까지 올라가며 하늘이 노랗게 보일 정도로 몸이 말이 아니었다. 방은 넓고 좋았던 두 번째 살던 고시텔에서의 첫 겨울이 너무나도 혹독했었기 때문인데.. 병원비는 둘째 치고 어릴 적부터 아파온 나를 지켜주시던 부모님의 자리, 가족의 자리가 너무나도 크더라. 그래서 사진을 기회가 될 때마다 찍고, 저장하고 뽑는다.


 그리우니까.



지난 일년반동안 근무했던 전라감영터, 철거되는 중이다.




더 독해졌다.


전주에서의 3년간의 생활이 나를 더 독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독하다는 게 아니라, 험난한 이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고, 피해를 입지 않을지, 나에게 이득이 오는 방법은 무엇인지 방법을 깨달았고, 경험했다. 원래 한꼼꼼하는 성격이지만, 전주에서 나보다 훨씬 더 꼼꼼하신 분을 뵈었고 다른 관점으로 방법을 찾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독해진 내가 이제 해야 할 일은 지난 3년 동안의 전주생활과 어릴 적 서울에서의 미숙했던 행동과 생활들을 싹다 철거해버릴 예정이다. 개강과 동시에 모든 걸 정리할 것이다. 독해진만큼 성숙해지려고 한다.


하루하루가 너무빠르다, 준비를 해야한다.



자취생으로써 일기장

즐겨하던 블로그, 요즘은 거의 접하지 않고 있다. 블로그에 신경을 집중하면 실생활에서의 일들이 밀리고 밀려 쓰나미처럼 몰려오게 된다. 내가 찾은 방법은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일기 쓰듯 작성하고 내 자리를 잡기 이전까진 실제 생활 이외 행동들은 제 2순위라는 점이다. 본 매거진엔 사소한 자취생의 이야기가 적힐 예정이다. 자취하기 좋은 동네부터 짜잘한 이야기까지 시간이 너무 빠르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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