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소설&지도』
지도를 그리는 일은 발걸음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겹겹이 쌓아 기호들만 남기고 곁가지를 단순화하는 아주 시적인 작업이다. 뉴욕의 일러스트레이터 앤드루 더그라프와 출판 편집자 대니얼 하먼은 지도를 그리는 이 시적인 일의 배경으로 ‘소설’을 택해 극도로 문학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이 작업의 결과물이 『소설&지도』이다. 소설가 한유주가 한국어판의 번역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책을 열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셰익스피어의 『햄릿』,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어슐러 K. 르귄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까지 고전과 현대문학을 아우르는 총 19권의 문학 지도가 펼쳐진다. 작품 속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거나 작품의 세계를 한 장으로 요약하는 등 텍스트와 이미지를 오가며 쌓은 환상이 가득하다.
소설을 펼치는 일이 일종의 여행이라면, 그 여행에서는 길을 찾아도 길을 잃어도 언제나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물의 관계와 감정선을 따라 오독하는 일, 소설의 서사를 쌓아 나가는 규칙을 불규칙하게 헝클어뜨려 보는 일 자체가 소설의 지도를 그려보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 『소설&지도』를 통해 새롭게 읽는 여행을 떠나보자. 그 여행은 언제, 어떻게 떠나든 몹시 황홀할 것이다.
소설&지도
지은이 앤드루 더그라프, 대니얼 하먼
출간 정보 비채 / 2019-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