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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Jan 15. 2023

리얼마케팅: 2023년 알아야 할 마케팅 패러다임 #1

2023년에 예상되는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 마케팅 팀 구조변화

2022년 한 해가 끝나고 2023년이 찾아왔다. 개인적으로는 경사가 가득했던 2022년이었다. 결혼도 하고 득녀도 하고 이직을 통해 연봉 상승 및 진급도 했다. 그러나 2022년은 다른 이들에게는 좋지 않았던 해였을 것이다. 작년 세계경제는 미국의 물가 및 금리 상승으로 인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여러 직격탄을 맞았고 VC 및 투자자들뿐 아니라 기업인들도 투자에 더욱 소극적이게 되었다. 메타, 트위터, 넷플릭스 등 다 알만한 업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쳤고 국내에서는 큰 규모의 투자금을 받았던 오늘회, 스타일셰어, 샌드박스, 부릉, 왓차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서비스 운영 종료하거나 매각을 추진하였다. 기업뿐 아니라 부동산 수요 침체 악화로 인해 집값 하락 등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2022년은 좋지 않았던 해였다. 경기, 시장, 부동산 컨디션뿐 아니라 마케팅 씬에서도 변화가 많았던 2022년이었다.


21년에 IOS 14.5 업데이트 이후로 개인 데이터 수집 제한으로 인해 서드 파티 데이터를 사용한 리타겟팅 광고 성과는 더욱 악화되었고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에 마케터들이 애용하던 매체의 파워도 개인 데이터 수집에 따른 논란으로 인해 이전과 같지 않아 졌다. 이로 인해 퍼포먼스 마케팅의 힘이 이전과 같지 않아 졌고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사용하는 CRM 마케팅 등이 더욱 각광받게 되었다. 이러하듯 2023년에도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어떻게 패러다임이 변할 것이며 마케터로서 2023년을 어떻게 지혜롭게 보낼 수 있을지 글 두개로 나누어 정리해 보겠다.


리얼 마케팅 (Real Marketing)


요즘 즐겨 보고 있는 드라마 '법쩐'에서 위험에 처한 윤혜린 (배우: 김미숙) 대표가 자기를 돕기 위해 움직이는 은용 (배우: 이선균)에게 '어떻게 확신하지?'라고 물었을 때 위와 같이 답한다.


아줌마 회사의 미래 가치는 진짜니까요.  


그동안은 제품 혹은 서비스의 질이 좋지 않아도 광고, 할인, 무료배송 프로모션과 같은 수단을 통해 연명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이와 같은 임시방편의 간편한 마케팅으로는 제품/서비스가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될 것 같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진짜 마케팅을 해야 한다. 우리가 팔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찐'이라고 인식될 때 고객 혹은 투자자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는다. 그리고 2023년부터 이러한 마케팅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고객의 니즈 (Pain Point)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의 (Just Cause)를 가지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 (Value)를 극대화하여 고객으로부터 인정 (Real) 받는 마케팅, 나는 이러한 마케팅을 리얼 마케팅이라고 칭하겠다.


리얼 마케팅 모델


만약 진짜 마케팅이 필요하다면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진짜 본질적인 부분을 고민을 해야 한다. 제품/서비스 그리고 고객. 당연한 얘기이지만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마케팅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에 수반되는 변화가 크게 2가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참고해서 2023년에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변화 #1: 마케팅 팀 구조변화


리얼 마케팅을 이행하기 위해 우선 필요한 건 마케팅 팀의 구조적 변화이다. 조직 체계적인 의미에서 뿐 아니라 브랜드 비전, 업무역량 부분에서도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각각의 관점에서 아래와 같이 필요한 변화를 정리해 보았다.


1. 브랜드 비전 및 가치 재정비 (feat. 찐)



리얼 마케팅을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찐'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얘기한 '찐'은 앞서 언급한 프로덕트/제품의 가치와 고객을 향한 진심을 의미한다. 고객의 니즈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의나 비전도 없이 제품 및 서비스에 가치가 없으면서 마케팅 기법으로 고객을 기만하는 마케팅은 이제 오래갈 수 없다. 고객들도 똑똑해졌고 무엇보다 요즘 뜨고 있는 MZ세대들은 '사회적 가치'를 '힙'하게 여기고 있다. CSR, ESG 경영 등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물론 고귀한 목적이나 명분 (Just Cause)으로 시작한 브랜드는 국내에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수익 극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있어빌리티 하게 브랜딩 스토리만 입혔을 것이다. 그럼 이러한 업체는 '찐'이 되기에는 너무 늦었을까? 먼저 내부적으로 근본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봐야 한다. 이것을 온전히 마케터 혼자서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상사 혹은 회사 대표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어 해결을 해보자. 그리고 고객에게 전해야 하는 가치를 고려해서 브랜드 비전이나 방향성을 다시 재정의를 해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사인 Simon Sinek은 의미있는 명분을 세우기 위한 3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탄력성 (Resilient): 어떠한 문화적, 정치적, 기술적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가

수용성 (Inclusive): 직무와 역할적인 제한없이 같은 비전을 믿기만 하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가

서비스지향적(Service-oriented): 제품/서비스의 제공자가 아닌 이를 제외한 이들에게 일차적으로 혜택이 가는가 


이러한 조언을 바탕으로 현재 회사의 비전이나 미션을 검토해보자. 물론 대표 및 회사 구성원들이 이 부분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마케터로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최악의 경우 본인의 성장을 위해 이직을 고려해봐야 할 수 있다.


2. 프로덕트/사업 팀과의 통합

SaaS나 테크업체에서는 별도의 프로덕트 팀이 있고 전자상거래 업체에서는 제품 혹은 사업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프로덕트 팀이나 사업팀에서 마케팅을 핸들링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별도의 마케팅 혹은 그로스 팀에 마케팅을 요청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케터가 프로덕트/사업팀에 일원으로서 일하는 경우도 있지만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이러한 구조 속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 경우 제품/사업의 본질적 가치와 전달하는 메시지의 괴리감이 있을 뿐 아니라 고객의 목소리 (VOC; Voice of Customer)를 제품개발 팀에 바로 전달하지 못해 시장수요에 제 때 반응하지 못할 수 있다.


화학유통사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건 영업사원이었고 디지털 마케팅을 하고 있던 나는 그들로부터 VOC를 듣기 원하였다. 그러나 당시 10개국 12지사가 있었던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었던 건 나를 포함해서 달랑 2명뿐이었다. 그리고 전공이 화학이 아니었다 보니 잠재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의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 숙제는 퇴사하기까지 지속되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생각한 건 고객의 니즈를 모든 팀이 이해하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팀과 프로덕트/사업팀이 통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통합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이러한 통합이 순조롭게 되려면 다음의 변화도 수반되어야 한다.


3. Specialist에서 Generalist로 (aka. T자형 인재)

국내에 있는 마케터들이 하는 업무는 대부분 너무 세분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그로스 마케터, SEO 마케터, 소셜 미디어 마케터, CRM 마케터 등등 각각의 마케팅 영역의 전문가들은 많아도 여러 영역을 아울러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마케터는 많지 않다. 그러나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몸값이 높은 마케터들은 위에 언급한 영역을 다수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어쩌면 '취업'에 매달려 있는 국내와는 달리 이들은 '자아실현' 및 업에 대한 순전한 '호기심'을 가지고 직접 창업해보거나 엄청난 실행력으로 자신의 가설을 테스트하고 학습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보이는 것 같다. 


앞으로의 마케터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더 많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 A/B 테스트, 데이터 다루기와 같은 단계적이고 분석적인 활동뿐 아니라 브랜드 포지셔닝, 소비자 심리 또는 창의적 수완 같은 기본적인 마케팅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마스터카드 CMO인 라자 라자만나르는 자신이 쓴 '퀀텀 마케팅'을 통해 현대의 마케터에게 이러한 조언을 한다.


[마케터]라면 이렇게 상반된 두 유형의 마케터들을 뒤섞을 수 있는, 즉 창조적인 감성과 데이터 및 기술 활용 능력을 결합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들어내야 하리라.


이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 프로덕트/사업 팀이 하는 업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해당 업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앞서 얘기한 제품개발-VOC의 괴리감을 해소하고 본질적인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하면 오지라퍼가 되어야 한다. 업무영역에 선을 긋고 다른 이들이 진행하는 업무에 관심이 없다면 결국 이전과 같이 각자 개인플레이를 하며 의도한 목적을 못 이루게 된다.


특정 분야의 마케팅 전문가가 되고 싶은 이들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커리어적으로 볼 때도 진급하면 라자 라자만나르가 얘기한 유형의 마케터, Generalist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본인이 가진 전문분야를 놓아서도 안된다. 본인이 가진 확실한 전문스킬은 계속 연마하되 기회가 되는대로 실무영역을 조금씩 확장하여 T자형 인재, 더 나아가서 M자형 인재로서 성장하는 것을 지향하자.


T자형, M자형 인재


시간이 된다면 지금 스스로의 역량과 회사 컨디션을 점검해 보고 어떤 업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키울지 고민해 보자. 만약 회사의 대표이거나 마케팅 팀장일 경우 자신을 포함해서 각 구성원의 역량을 리뷰하고 어떤 역량을 강화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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