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집밥 전수 프로젝트 1

1편: 기본 중의 기본

by Nobody

가을부터 아이가 자취를 하게 되었다.


밥을 제대로 먹고 다닐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하는 나는 구식 엄마 맞다. 공부나 숙제보다 더 중요하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밥, 그중에서도 아이 입에 들어가는 밥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20년 가까이 밥을 참 많이 해 먹였다. 그렇다고 매일 7첩 반상 촥 깔아주는 장금이 스타일 엄마는 아니었다. 식어서 맛 없어지기 전에 먹으라고 닦달하는 정도... 살 수 있는 재료로 아이가 좋아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해 먹이는 정도... 그래도 아이는 엄마표 밥을 잘 먹었고 이제은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하니 부엌데기 인생 절반은 성공이다.


아이에게 밥 해주던 20년의 피날레는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르치는 데 소질이 별로 없는 데다 말로 하면 잔소리로 들릴 것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남기는 작은 유산이라 치고 레시피를 전해줄 것이다. 요리 좀 하는 이들에게는 너무 쉬운 내용일 것이다.


부엌에 들어가기에 앞서...


칼과 불을 조심하자.

칼과 불이라는 위험한 도구 두 가지를 안전하게 다루고 보관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베테랑 부엌데기인 나도 몇 년 전에 도마 위에 올려놓은 칼에 살짝 찔렸는데, 새끼손가락 인대가 끊어져 수술 후 한 달 이상 기브스 생활을 하고 밥을 하지 못했다. 약간만 베어가 데어도 요리 라이프가 올 스톱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음식 맛의 80%는 재료다.

예산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가장 좋을 재료를 산다. 특히 계란, 생선, 고기 등 단백질은 재료의 질이 맛 (그리고 영양과 환경)을 좌우한다. 싼 재료 많이 사서 남기지 말고 좋은 재료를 먹을 만큼만 사서 다 먹자. (그것이 희생된 동물과 자연에 대한 예의다.)


덧붙이는 말: 필요하지도 않은 옷이나 물건 사서 옷장과 집을 좁게 만들고 환경을 파괴하지 말고 그 돈으로 좋은 식재료 사자.


요리법의 70%는 타이밍과 순서다.

식어빠지거나 말라비틀어진 음식은 맛이 없다. 먹는 순간 최적의 온도와 질감이 되도록 시간 조절을 잘 하자. (물론 우리 모두 바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리고 요리가 물 흐르듯 술술 풀리려면 시작하기 전에 순서를 잘 정해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너무 뻔해서 기분 나쁠지 모르겠지만 고기 구워놓고 나서 된장찌개 끓이고, 그러고 나서 아차 하고 밥 안치면 되겠는가?)





김치볶음밥


넉넉한 2인분

재료: 양파 반 개

베이컨 또는 햄 또는 돼지고기 종이컵 한 컵 정도

썬 김치 종이컵 1컵 반 - 2컵

밥 2 공기

참기름

올리브유 또는 식용유

달걀 2 개

부추 또는 파 (없으면 생략)

슬라이스 치즈 (없으면 생략)

깨소금


조리법:

1. 부추나 파가 있으면 먼저 송송 썰어서 따로 둔다. 양파, 베이컨, 김치를 따로 다져둔다.

2. 약간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한 큰 술 넣고 양파를 볶다가 베이컨을 볶고 익으면 김치와 참기름 한 큰 술을 넣고 달달 볶는다. 밥을 넣고 참기름을 조금 더 넣고 잘 섞으면서 3 - 5 분 더 볶고 부추와 깨소금을 넣고 불을 끈다.

3. 그릇에 담고 바로 치즈를 올린다.

4. 다른 프라이팬을 약간 달구어 올리브유를 조금 두르고 계란을 구워 치즈 위에 올린다.



된장찌개

4인분 (남을 것 같으면 끓이자마자 유리 밀폐용기나 작은 냄비에 덜어서 식혀 냉장고에 넣어놓자. 며칠 뒤 비상식량이 된다.)


재료: 북어 머리 반쪽 또는 북어 살 반 줌 (없으면 멸치)

다시마 2 - 3 조각

감자 작은 것 1개

양파 작은 것 반 개

된장 2 큰술 (간 보면서 가감)

두부 한 모

애호박 반 개

풋고추 2 개

느타리버섯 또는 다른 버섯 (없으면 생략)

조리법:

1. 밥도 짓는다면 쌀뜨물을 받아서 북어와 다시마를 넣은 냄비나 뚝배기에 부어둔다. 쌀뜨물이 없으면 물을 600 ml ( 3컵) 붓는다.

2. 채소를 씻고 두부에서 물을 빼고 감자와 양파 껍질을 벗겨 놓는다.

3. 약불에서 1. 을 끓이면서 감자를 납작하게 500원 동전 정도로 썰어 넣고 계속 약불로 끓이면서 양파도 비슷한 크기로 썰어 넣는다. (뚜껑을 약간 열고 끓여야 안 넘친다.)

4. 두부를 납작하고 먹기 좋게 썰어 넣는다.

5. 버섯이 있으면 지저분한 뿌리를 잘라내고 넣는다.

6. 애호박을 0.3 cm 두께 (더 두꺼워도 됨) 잘라 2등분 또는 4 등분해서 넣고 1 분 정도 더 끓인 다음 풋고추를 넣고 불을 끈다.


고기를 구워서 같이 먹는다면 두부 넣고 바로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페투치네 까르보나라


요리에 앞서 쓸데없는 변명을 늘어놓겠다. 이탈리아 요리사들은 까르보나라 소스에 생크림 넣는 미국 레시피를 보고 기겁하고 경멸한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쓰는 구안치알레라는 훈제 돼지볼살이 없으니 미국식으로 베이컨과 생크림으로 맛을 내자.


까르보나라는 식으면 굳어서 먹기 괴로운 상태가 되니 만들자마자 다 먹자.

넉넉한 2인분

재료: 페투치네 (또는) 스파게티 250g

계란 노른자 2 - 3개

파마산 치즈 100g

생크림 100 - 200ml

(국물 있는 소스를 원하면 많이)

베이컨 70 - 100g

양파 반 개

마늘 1 - 2쪽

올리브유 1 큰술

이탈리안 파슬리

후추

소금


조리법:

1. 큰 냄비에 물 3 리터 이상 넣고 끓인다. 물 끓는 동안 소스를 준비한다.

2. 파마산 치즈를 갈아놓고 파슬리를 다져놓는다.

3. 생크림 60ml (1/3컵 정도)에 계란 노른자와 파마산 치즈를 넣고 섞어 놓는다. 후추도 1 작은술 넣는다.

4. 양파를 곱게 다진다. 마늘도 곱게 다진다.

5. 물이 끓으면 소금을 수북한 한 큰 술 넣고 파스타를 넣는다. 익히는 시간은 보통 10 -12분인데 파스타 포장지에 쓰여있는 대로 타이머를 맞추거나 먹어보면 된다.

6. 약간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넣고 약한 불에서 양파를 볶다가 베이컨과 마늘을 넣고 바싹 볶는다. 색이 진해지기 전에 생크림을 넣고 잠깐 끓인 다음에 소금으로 약간 짭짤하게 간을 한다. (베이컨이 짜면 소금을 조금만 넣는다.)

7. 건져낸 파스타를 6번에 넣고 파스타 끓인 물 1 - 2 큰술 넣고 불을 끄고 3번을 넣고 빨리 섞는다.

(불을 끄지 않거나 꾸물거리면 스크램블 에그가 된다.)

8. 파슬리를 넣고 그릇에 담은 다음 파마산과 후추를 더 뿌린다.


잔소리를 덧붙이자면... 파마산이 가장 중요한 양념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덩어리로 된 이탈리아 파르미지아노 치즈를 사서 갈아서 쓰자. 한 덩어리 있으면 먹으면서 마음껏 더 갈아먹으니 얼마나 좋은가? 먹을 때 쓱쓱 갈아서 더 뿌려주면 쇼와 맛,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


베이컨이 좀 모자라는데 혹시 냉장고에 삼겹살이나 항정살이 있다면 베이컨과 섞어서 써도 좋다. 소금 간은 더 해야 하지만 더 고소하다.


파슬리는 없으면 생략하거나 가루로 된 제품을 써도 된다. 하지만 일부러 말린 파슬리 가루를 살 필요는 없다. 시각적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맛은 별로 없다.


남은 흰자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팬케이크에 넣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