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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유 Dec 02. 2023

닮고싶은 김대표의 여유만만한 오후

미래일기


2028. 11. 10. 금요일  

늦가을의 깊고 청명한 하늘이 눈부신 날





한 달간의 빡빡했던 북 콘서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고 모처럼 여유 있는 평일 오후다. 이사 온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카페테리아를 제대로 이용해본다. 스카이라운지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이 정도로 좋았다니! 바쁘다는 이유로 내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잊고 지냈구나. 오늘은 마음껏 여유를 부려보자.


오늘은 이모님 휴가를 드렸다. 금, 토, 일 푹 쉬시라고 했다. 늦가을 단풍 구경이라도 다녀오시라며 금일봉도 챙겨 드렸다. 북 콘서트 챙긴다고 정작 아이들을 못 챙겼다. 하지만 이모님이 알뜰살뜰 아이들을 돌보고 챙겨 주신 덕분에 안심하고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었다. 내가 쉬는 날이니 이모님도 쉬셔야지^^


이모님이 안 계셔서 밥을 직접 해야 하는데 막상 하려니 귀찮다. 남이 해주는 음식 먹을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래서 단지 내 카페테리아로 왔는데 멋진 뷰는 덤이구나. 맛도 구성도 아주 훌륭하다.


지난달 7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이 말 그대로 초 대박이 났다. 지금도 실감이 잘 안 난다. 현재 '트렌드 코리아 2029'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꿈만 같은 현실이 매일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참 열심히 쓰는 사람으로 살았다. 덕분에 7권의 책을 출간할 수 있었고, 모든 노력의 결실이 이번 책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의 과정이 결코 헛되지 않았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했더니 결국 사람들이 알아주는구나.


이번 책은 많이 특별하다. 책을 읽은 독자들이 직접 북 콘서트를 요청하고, 작가와의 대화를 먼저 건의해 줬기 때문이다.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전국 투어 북 콘서트가 10월 내내 진행되었다. 서울을 시작으로 파주, 수원, 춘천, 강릉, 청주, 대전, 세종, 전주, 울산, 포항, 광주, 여수, 부산, 김해, 제주까지. 전국에 있는 엄마들을 만났다. 스케줄상 가지 못한 지역에 계신 분들께 정말 죄송한 마음이다. 어제 제주 강연을 마지막으로 1차 북 콘서트는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의 저자 박혜란 작가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자는 똑똑하지만 엄마는 어리석다."



여자로서 하나의 개인은 똑똑하지만, 엄마가 되면 자식일에 매몰되어 지혜로움과 사리분별을 잃게 되는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강연을 다니며 만났던 엄마들은 달랐다. 분명 여자는 똑똑하고, 엄마들도 똑똑했다. 이전보다 훨씬 엄마 자신을 챙기며 현명한 육아를 하고 있었다. 그 변화에 내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뿌듯하다.



내일 잡지사와의 인터뷰가 있다. 잡지사 주관 설문조사에서 3,40대 엄마들이 가장 닮고 싶은 사람으로 나를 뽑았다고 한다. 5년 전 평범했던 가정주부가 후배 엄마들의 롤 모델이 되어 스스로를 증명하고 있는 하루하루이다. 기적 같은 날들이 매일 새롭고 감사하다. 인터뷰 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어떤 이야기가 더 많은 엄마들을 현명한 육아의 세계로 이끌 수 있을까? 오늘 밤 이 부분을 정리해 봐야겠다.

 

시계를 보니 아이들 하원 시간이 얼마 안 남았구나. 오늘은 기사님도 휴무를 드려 직접 라이드를 가야 한다. 오랜만에 예전 아이들 라이딩 할 때의 기분이 들어 설렌다. 내가 로드매니저냐며 남편과 아이들에게 신세한탄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주어진 이 시간은 소중하고도 값지다. 차에 까먹는 간식의 달콤함과 평소 나누지 못한 아이들의 속내를 들어볼 수 있는 흙 속의 진주 같은 시간이다.


이제는 중2가 되어 훌쩍 커버린 소년의 모습을 한 첫째이지만 여전히 엄마 앞에서는 귀엽고 살가운 아이로 무장 해제된다. 첫째가 초2 때 직감적으로 위기의 사춘기를 느꼈다. 이대로 시한폭탄을 안고 가다가는 아이와 내가 언제 초토화가 될지 몰랐다.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사느니 시한폭탄을 해체해야겠다는 용기를 가지고 지혜롭게 푸는 방법을 연구했다. 다행히 인생의 골든타임을 잡았고, 오로지 관계 회복에 힘을 쏟은 결과 아들은 지금 안정된 중2를 보내고 있다.


대출도 능력이라고 했던가? 우리 집 대출은 20억이다. 월 천만 원씩 갚아야 하지만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뿌듯하다. 남편 도움 없이 온전히 내 힘으로 대출을 갚고 있다. 5년 전 무연봉자가 월 천만 원 대출을 갚고 있는 현실이 그저 감사할 뿐이다. 3년 전 1인 회사를 설립한다고 했을 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나의 성장 노하우를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고, 심지어 닮고 싶은 엄마 대표로 말씀해 해주신다. 7번째 책이 출간된 지 한 달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메이저 출판사 세 곳에서 출간계약을 요청해 주셨다. 다음 책은 나의 성장 경험이 담긴 지난 5년 간의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자서전 같은 에세이가 아닌 엄마들의 성장을 위한 에세이다. 모든 것이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나만의 길을 향해 담대하게 걸어간 나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통해 엄마들이 성장하고 가슴 속에 지닌 각자의 보석을 찾아 빛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누구보다 반짝이게.


하루하루 기적을 만들어 내는 나의 일상에 감사하며 이제 그만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겠다.




사진 : 픽셀스 https://www.pexels.com/k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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