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의 일상여행자 29. ( 2018.1.29.새벽)
오늘은 드디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날이다.
벌써 브뤼셀의 새벽이 정다워져버렸다는 생각이 당황스럽게 몰려온다.
매일 새벽 저 아래 어둠에 싸인 도시의 불빛과
매일매일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가는 앰블런스의 사이렌 소리와
묵직하고 어둡게 떠오르는 브뤼셀의 아침 해를 이곳 식탁에서 글을 쓰면서 맞았다.
카페 센트럴 그랑대의 커피 냄새가 피어오르기 전 빵집 폴에서 건조한 인사를 나누며 빵을 사고
음산하고 축축하게 늘어진 브뤼셀 겨울의 추위를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와 아침을 준비해서 먹고
카페 센트럴 그랑대에서 카푸치노를 마시며 글을 쓰다
익숙한 얼굴들과 새로운 얼굴들 모두 눈이 마주치면 미소로 인사하며 굿모닝을 건네고
점심 전에 새로운 여행지로 떠나고 보석 같은 장소와 사람들을 발견하고 감동하며
이 도시의 고독과 우수와 즐거움과 기쁨을 함께 했다.
어젯밤 마지막으로 간 그랑플라스 광장의 맥주 집에서 다시 마주친 “death” 인형조차 반갑고 헤어지기 서운하다.
이제 유럽을 떠나면 또 어떤 삶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까?
그것이 어떤 것이든 설레는 마음이 된다.
마치 여행지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즐겁거나 불쾌한 모든 것들이 하나가 되어 내 여행의 즐거움을 절정으로 몰아가듯이 삶의 여정 또한 다르지 않으리라... 마치 여행하듯이 삶의 여정 또한 그러리라.
한국까지 가는 여정에는 또 어떤 사건들이 설레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항상 나와 동행하는 이름모를 천사들이 벌써부터 내 귀와 심장에 대고
삶과 사랑의 찬가를 마치 에디뜨피아프처럼 속살대기 시작한다.
하~~~~~~~~~
진짜 인생은 아름다워~~~~~~~~~~
영어 한마디 못하면서 성큼성큼 유럽으로 혼자서 떠나온 나의 용기와 무식함을 찬양하라~~~~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무식한 만큼 부딪히며 판을 깨고 넓혀가는 내 무식한 삶의 용기에 감사하다.
날이 다시 밝았다.
마지막으로 빵집 폴에 가서 마지막 행운과 감사의 인사를 웃음으로 건네고 카페 센트럴 그랑대의 지적이고 젊은 베트남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카푸치노를 마시며 또한 행운과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출발해야겠다.
참 아름다운 브뤼셀의 열흘이었다.
언젠가 다시 돌아와 더 깊고 진한 열린 마음의 여행자로 다시 여행하게 되길 소망한다.
땡큐 쏘 마치 브뤼셀^^ 너를 사랑한 열흘 또한 내 삶의 절정이었음을 기억해줘^^
* 매일 아침 마신 벨기에 체리맥주의 맛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지 못한 점이 아쉽다. 왜? 낮과 밤에 마신 맥주도 너무 많고 맛있었기에... 진짜 브뤼셀에 가면 무조건 맥주다! 맥주투어 전문가와 꼭 함께 투어해보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