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MengFei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여보세요 라는 말도 잇지 못한 채 흐느끼는 소리만 들렸다.


6개월 전, 대학 절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문자를 보자마자 전화를 걸었고 수화기 너머로 오랫동안 둘이 울기만 했다. 그리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부고소식을 알리며 또 한참 울었다. 엄마가 대신 장례식장에 가주신다고 하셔서 너무나 고맙고 미안했다.


이번에는 고딩 절친이다. 대한친구만큼 자주 보지도 연락을 하지도 않지만, 이 친구는 늘 내 마음속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친구가 문자를 확인하고 답문을 보내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둘이 한참을 말없이 흐느꼈다. 옆에 있어주지 못하는 게 이렇게 미안할 수가 없었고, 나이가 들고 보니 그저 옆에서 조용히 손잡아 주고 있는 게 그게 위로인 건데 열 마디 말이 뭐가 필요한가….


그런데 이번에는 엄마한테 말하지 못했다. 이제 어떤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 졌다. 친구들 부모님의 부고소식은 우리 부모님의 차례도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무섭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엄마 아빠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나는, 이제 내 걱정은 할 필요 없으니 엄마아빠만 건강히 즐겁게 지내시라고 말할 수 있어서, 얼마나 너무 다행인지 모른다. 후회 없게 부모님께 더 더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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